요즘 같은 공채 시즌이면 취준생들은 여러 기업에 동시다발로 지원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마련이다. 시간에 쫓기고 자신이 보유한 콘텐츠는 뻔하다 보니 어느 기업에 지원하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똑같은 내용인 경우가 많다. 특히 고유의 자소서 항목을 제시하는 기업에도 질문 의도와 맞지 않는 동문서답을 하는 이가 너무나도 많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고, 미리 만들어놓은 내용을 복사해서 붙이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취업의 첫걸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쓸 때 기억해야 할 점을 알아보자.
[표형종의 취업 완전정복] 쫌! 자소서에 동문서답하지 마
면접관이 보고자 하는 것은 ‘이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해 어떤 사람이 되었나’다.

면접관이 원하는 것을 적어라

어느 자소서에나 ‘성장 과정’과 ‘지원 동기’ 항목이 있다. ‘성장 과정’ 항목에는 가정 형편이나 부모님 직업, 여행 경험, 어릴 적 꿈 등을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면접관이 보고자 하는 것은 ‘이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해 어떤 사람이 되었나’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쓰는 공간이 아니라는 의미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서 학창 시절에 어떤 대내외 활동을 했고, 지금은 무엇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담아야 한다. 또 자신만의 철학이나 생활신조 등도 넣는 게 좋다.

‘지원 동기’란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비전이나 인재상, 뉴스 기사 등을 들먹일 게 아니라 회사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원하는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경쟁사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지원하는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싶고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경험이나 역량을 갖고 있는지를 충분히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적절한 소재를 찾아라

질문의 취지나 목적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답을 하는 것을 동문서답이라고 한다. 예컨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도전 정신을 발휘했던 경험에 대해 작성하시오’라는 질문이라고 하자. 대답을 잘하기 위해서는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도전이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뛰어넘기 힘든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평범한 아르바이트나 군복무 경험, 어학연수, 동아리 활동 등은 적절한 소재가 아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임했던 특별한 프로젝트나 자신만의 극한 체험, 종주 여행이나 무전여행,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해낸 경험 등이 도전이라는 단어에 더 잘 어울린다. 적절한 소재를 찾는 좋은 방법이 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경험한 모든 활동을 총정리해보고 각각의 활동에 ‘성공’ ‘실패’ ‘도전’ ‘희생’ 등과 같은 키워드를 넣어보는 것이다.



스토리보드를 만들어라
[표형종의 취업 완전정복] 쫌! 자소서에 동문서답하지 마
면접관이 원하는 내용을 쓸 준비가 되었고, 적절한 소재도 찾았다면 이제는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일 차례다. 각 질문 항목에 맞는 세부 목차를 작성해보자. 자소서에 담을 객관적 사실을 열거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 사실에 자신의 강점이나 어필하고픈 내용 중심으로 살을 붙이면 그것이 바로 스토리보드 만들기 과정이다. 이때 기억할 점은 ‘객관적 사실’에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것’. 살을 붙이되 면접관이 ‘논리적인 사고를 지닌 인재’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이야기다.



표형종
한국커리어개발원 대표. 한림대 겸임교수·기업 경영 컨설턴트. 고용노동부 취업컨설팅대전 최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