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2014년 하반기 공채도 속속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성공적인 자소서 덕에 인적성 검사 참고서라도 펴 볼 수 있었던 취준생이 있는가 하면 넣는 족족 탈탈 털리는 ‘광탈’자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낙담하긴 이르다. 광탈자를 위한 패자부활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졸업자에겐 ‘언감생심’인 줄만 알았던 인턴 채용문이 최근에는 취업을 앞둔 4학년뿐 아니라 기졸업자에게도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물론 3학년을 위한 ‘체험형’ 인턴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산학장학생’ 프로그램도 현재진행 중이니 모든 대학생은 여기를 주목하시라.
지금 지원하기 딱 좋은 인턴 정보를 모두 모았다.

PART 1
미리 직무 경험 쌓고 싶은
대학생을 위한 ‘체험형 인턴’
인턴 본연의 의미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 미리 직무 관련 경험을 쌓아보는 것. 경험 위주이기 때문에 원대했던 지원 동기를 뒷받침해줄 만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실습 기간 역시 2~3개월 정도로 길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용 전제형만큼은 아니더라도 실습 성과가 우수하면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되는 경우도 있으니 언제나 성실, 또 성실할 것!


현대자동차
현대차 사상 첫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현대자동차가 대학생 마케터 양성 프로그램 ‘H-마케팅 마스터클래스’를 실시하고 11월 3일까지 1기를 모집한다. 선발자는 11월 말부터 2015년 7월까지 매달 8차에 걸쳐 저명인사의 강연과 과제수행, 글로벌 워크샵 등 마케팅 프로그램을 수강하게 된다.

이 콘퍼런스는 조원홍 현대차 CMO(전무)가 ‘학장’으로 참여해 직접 진두지휘한다. 또 참가자들이 매달 저명인사의 강연을 듣고 관련 과제를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체 프로그램 진행은 개그맨 박지선 씨가 맡는다.

참가 대상자는 자기소개서 및 아이디어 제안서를 제출자 중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11월 중순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면접은 아이디어 PT 및 다대다면접으로 구성된다. 최종 합격자는 11월 19일 영현대 사이트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서류 마감일 : 11월 3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면접

롯데그룹
연 2회 인턴 공채로 60% 이상 정규직 전환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 롯데그룹의 총 20개사가 동계 인턴십을 통해 400명을 채용한다. 11월 13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뒤 25일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다. 롯데그룹의 인적성 검사인 L-TAB과 면접은 당일 모두 치러진다. 2015년 1~2월까지 8주간의 인턴십은 그룹소개 교육(1일), 현장실습(7주), 개선과제 PT(1주)로 이뤄진다. 인턴 우수자는 2015년 3월 채용을 확정짓고 7월 롯데그룹 하반기 공채 합격자로 인정된다.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은 계열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60~70%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서류 마감일 : 11월 13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인적성 검사(L-TAB) 및 면접



헨켈
면접을 위해선 영어 인터뷰 대비가 필수
헨켈테크놀러지스코리아 및 헨켈홈케어코리아로 구성된 헨켈이 11기 인턴사원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마케팅, 인사, 엔지니어 등이며 국내외 대학 및 대학원생 전 학년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월 기본급 120만 원에 식비가 추가로 제공된다.

면접을 위해서는 영어 인터뷰를 준비하는 게 좋다. 유창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외국인 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턴 근무 기간은 12월 22일부터 2015년 2월 25일까지 약 2개월이다.

●서류 마감일 : 11월 16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면접



피알원
홍보 현장을 밟고 싶은 미래의 PR인은 주목
국내의 대형 PR회사 피알원은 매년 홍보 AE직무에 인턴사원을 채용한다. 신문방송이나 광고홍보, 사회과학계열 전공자 또는 온라인 홍보 경험자는 우대한다. 여기에 파워포인트 작성 능력이나 영어회화 기술이 있으면 더욱 좋다. 팀장면접 때 영어회화 테스트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인턴 실습 기간은 6개월이다. 체험형 인턴이긴 하지만 실습 성적에 따라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 피알원 지원 양식은 국문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구성돼 있다.

●서류 마감일 : 11월 4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팀장면접 → 임원면접



PART 2
취준생을 위한 ‘채용 전제형 인턴’
최근에는 처음부터 신입사원을 정규직으로 선발하지 않고 우선 인턴의 형태로 채용한 뒤, 인턴 실습 과정을 지켜보고 나서 정식 직원으로 뽑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업무 역량을 가까이에서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때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인턴 실습 과정에서의 태도와 과제발표 및 최종 임원면접 등이다.

이 경우에는 ‘인턴 = 3학년’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당장 취업을 앞둔 4학년생 심지어 기졸업자들도 지원할 수 있다. 그만큼 인턴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대학 현장면접서 합격해야 지원 가능
현대백화점그룹(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은 인턴십을 통해서만 정규직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특히 서류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10월 중에 회사가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는 현장면접에 합격해야 한다. 현장면접에서는 주로 지원 동기 및 관련 경험, 입사 후 포부 등을 묻는다. 모교에 면접이 없을 경우에는 취업지원센터의 추천서를 받아도 된다. 이 두 방법을 통해 합격할 경우 아이디(ID)를 부여받는데 서류전형 단계에서 반드시 이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다만 공과대와 식품영양학과 전공자는 지원할 수 없다. 인턴 실습 기간은 12월 22일부터 2015년 2월 20일까지 9주다.

●서류 마감일 : 11월 14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현장면접 → 팀장면접 및 인성검사

이랜드
한 달간 중국 출장 기회 제공
이랜드는 내부 컨설팅펌인 ESI(ELAND Strategic Intelligence)의 전략기획 및 컨설팅 부문에 11기 인턴을 채용한다. ESI 인턴의 통상 경쟁률은 100대 1이며 10기는 30여 명이 선발됐다.

이번 인턴 채용에는 대학교 3학년 1학기 이상 재학 및 휴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인적성 검사는 그룹공채 시험과 같고 면접은 다대다로 실무진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2014년 12월 말 ~ 2015년 2월 중순까지의 인턴십 기간 동안 우수 인턴으로 선발되면 최종면접을 통해 이랜드그룹 신입사원 자격을 얻게 된다. 2개월 중 절반은 중국에서 근무하며 현지 시장을 분석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월급에 더해 항공권과 호텔 숙박비, 생활비 등이 지원된다.

●서류 마감일 : 11월 3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직무적성검사 → 면접

대한항공
2년간 인턴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
대한항공은 매년 상·중·하반기 세 차례 객실승무원을 채용한다. 이번 하반기 승무원 채용의 자격요건은 전문학사 이상 기졸업자 및 2015년 2월 또는 8월 졸업예정자로 전 학년 성적 평균 2.5 이상(4.5 만점 기준), 토익 기준 550점 이상 성적을 보유해야 한다. 신체 조건도 있다. 신장 162㎝ 이상 등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지원할 수 있다. 입사 후 2년간 인턴으로 근무한 뒤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하다. 이번 인턴 채용 서류전형 합격자는 11월 21일 채용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서류 마감일 : 11월 14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1차 면접 → 2차 면접 → 최종면접 → 인적성 검사(KALSAT), 건강진단, 체력 및 수영 테스트

한화갤러리아
서류 합격 후엔 선배와의 대화 시간 마련
한화갤러리아는 2013년부터 모든 신입사원을 인턴으로만 채용하고 있다. 지원서는 10월 27일부터 11월 7일까지 접수 받는다. 하반기 인턴 채용에서 20여 명을 선발해 이 중 60~70%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서류전형에서는 통상 최종 합격자의 7~8배수를 선발한다. 서류 합격자는 캐주얼 인터뷰 즉 면접 설명회에 참여해야 한다. 실무 선배사원과 대화하는 시간으로 이때의 대화 기록은 1차 면접 때 참고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후 1차 면접(구조화면접, 인성면접, 토론면접)을 통해 인턴을 선발한다. 이들은 과제발표, 최종면접 이후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서류 마감일 : 11월 7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면접설명회 → 면접



PART 3
장학금도 받고 취업도
보장받는 ‘산학장학생’
저학년을 위한 산학장학생 프로그램도 있다. 대학생 신분으로 기업에서 제공하는 과목을 수강하거나 사내에서 현직자와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우에 따라 졸업과 동시에 해당 기업에 바로 입사할 수도 있다. 재학 기간 동안 등록금은 물론 장학금까지 주는 기업도 많다. 1~4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선발하는 곳도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볼 것. 단 산학장학생은 대개 졸업까지 적어도 1년의 여유가 있는 재학생이나 휴학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유의하자.


삼성전자
멤버십 수강 후엔 바로 삼성전자行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기술 S/W 및 H/W 분야에 산학장학생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을 선발한다. 전공에는 제약을 두지 않으며 졸업 전 1년 이상 활동이 가능한 정규 4년제 대학 및 대학원생 등 모든 학년의 학생들이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채용 절차 중 기술면접은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S/W 관련 지식을 위주로 발표한 뒤 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딩풀이면접에서는 면접장 당일 주어지는 코딩 및 알고리즘 관련 문제를 약 한 시간 동안 푼 뒤 결과를 바탕으로 면접관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두 시험은 모두 하루에 치러진다. 정해진 멤버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뒤에는 바로 삼성전자 입사도 가능하다.

●서류 마감일 : 11월 12일
●채용 절차 : 서류전형 → 기술면접 → 코딩풀이면접 → 오리엔테이션 → 집중세미나



LG디스플레이
2박 3일 합숙면접으로 합격자 선발
LG디스플레이는 전자·전기, 기계, 물리, 화학·화공, 재료 및 신소재 등 이공계 대상 R&D 산학장학생 프로그램인 LGenius Members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하면 LG디스플레이 입사도 가능하다.

학부 3학년 2학기 재학생으로 2016년 2월 졸업예정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학점 기준도 있다. 3학년 1학기까지 평점 3.3점(4.5점 만점)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면접은 캠프 형식의 2박 3일 합숙면접으로 진행된다. 이때 그룹면접과 개인면접, 인적성 검사를 모두 실시한다.

각 면접 과제에서는 발표 내용이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사업 분야와 일치하는지, 아이디어가 얼마나 독창적인지 등을 위주로 평가한다.

●서류 마감일 : 11월 7일
●채용 절차 : 지원서 제출 → 교수진 전형 → 서류전형 → 면접



기업이 원하는 인턴 유형
기업은 어떤 인턴을 원할까. 일 잘하고 말 잘 듣는 사람? 눈치 빠르고 회식 자리 분위기를 잘 띄우는 사람? 인사 담당자들의 속내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턴에 한발 다가서보자.


▶ 마당쇠형
제철회사의 한 인사 담당자는 “아무리 ‘인턴십은 업무 맛보기’라는 말이 있다고 해도 마당쇠처럼 무슨 일이든 다 잘 하고자 노력하는 게 인턴의 최고 덕목”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문계든 이공계든 어차피 인턴의 역량으로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내기 힘들고, 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부서에서든 마당쇠처럼 맡기는 일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대기업 상사 부문의 다른 인사 담당자는 “인턴 지원자들 대부분은 직무 관련 경험이 일천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채용 과정에 있어서나 채용 확정 후에도 ‘결과를 떠나 내게 맡겨만 달라’고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여우형
‘여우하곤 살아도 곰이랑은 못 산다’는 말이 있다. 착하고 순진해 보이는 사람은 당장은 대하기 편하고 좋지만, 오랫동안 같이 지내기에는 재치 있고 동작 빠른 여우 같은 사람이 더 낫다는 뜻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든, 업무든 매사에 ‘예스’만 외치며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보다는 때론 자신의 주장도 내세우며 센스를 발휘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예전엔 인턴에게 기대하는 것 자체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턴들이 정규직 사원들보다 나은 아이디어로 기획력을 발휘하고, 여우처럼 일도 잘 해서 점점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인턴의 효용가치를 높게 샀다.


▶ 전문가형
박은민 안랩 인사팀 대리는 “인턴도 이젠 전문적이어야 한다. 특히 R&D 직군의 경우에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인턴으로서도 발전할 수 있다”며 직무 관련 전문성을 강조했다.

사실 박 대리의 말처럼 인턴 채용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인턴십이 전공 무관의 인원들을 대거 채용해 전반적인 사무 스킬을 익히게 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업무에 상당한 도움이 될 인재들을 뽑고 있는 것이다.


▶ 정직원형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인턴 활동을 마치 정직원처럼 진지하고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원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외국계 완성차 제조사의 인사 담당자는 “비록 채용이 전제된 인턴은 아닐지라도 매사에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임하는 사람은 반드시 인사 담당자들이 눈여겨본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중에 지원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점을 줄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맘에 드니, 꼭 지원해서 같이 일하자’라고 말을 해주기도 한다”며 인턴에 임하는 진중한 자세를 강조했다. 김기룡 이노션월드와이드 인사팀 대리도 “인턴 기간 동안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사람들은 인사 담당자로 하여금 어딜 가서도 잘 할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달리 말하면, ‘이런 친구들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박상훈·이도희 기자 | 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