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하얀 길을 새가 나무를 향해 걸어간다. 나무는 불타없어지고 그 재는 다시 새로 태어난다. 새는 달빛을 향해 날아오른다.」애니메이션 그룹 달(리더 이성강·36)이 만든 CD타이틀 <전설 designtimesp=4839>의도입 부분이다. <전설 designtimesp=4840>은 어린시절의 꿈과 향수를 회화적 애니메이션으로 그려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그룹 달은 최근엔 두번째 작품으로 「왜곡된 성」을 주제로 란 작품을 발표했다. 이작품은 지난달 보다(BODA)갤러리에서 「공간속의 공간만들기」란주제로 소개됐다. 3면이 거울인 방에서 컴퓨터화면을 빔프로젝트로투사하는 방법으로 작품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달은 추억과 함께 묻혀진 정신적 고향이성강씨를 비롯한 달의 구성원들은 주로 인간의 내면에 담긴 이야기를 비판적 시각에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이들의 상상을 표현하는 주요한 수단은 멀티미디어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이성강씨는 『애니메이션은 시간이라는 종이 위에 그리는 그림』이라며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사람의 꿈과 가장 닮았다』고 강조한다.『애니메이션의 속성은 다양한 형식의 예술이 파생돼 나올 수 있는실험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이성강씨는 말한다. 이 때문에그룹 달에게 애니메이션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통로이다.그룹 달에게 애니메이션은 표현영역을 넓히는 유용한 도구다. 설치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러나 컴퓨터에 처음 접하면서 컴퓨터가 지닌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을 보았다. 컴퓨터는 저렴하고 편리하게 그림을 움직이게 해주고 이야기를 넣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리까지 넣을 수 있으니 전형적인 멀티미디어를 만난 것이었다.이성강씨는 『멀티미디어를 창작도구로 활용하면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가장 큰 장점은 독자가 보고싶은 작품을 임의로 선택해 볼수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이 작가의 세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기존의 매체로는 시작과 끝의 규정이 있어 독자는 그 틀안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습니다.』이씨는 그룹의 명칭을 달로 정한 이유를 『달이야 말로 최초의 인간적인 멀티미디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어린시절 도시의 골목이나 지푸라기 흩어진 들판에서 보았던 달은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그 상상을 유순한 달빛으로 감싸 안았습니다. 달로부터 흘러나온 수많은 이야기들은 추억과 함께 묻혀진 정신적 고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