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83호 (1997년 07월 08일)

정부·정치로부터 '독립 만세'

주요국가 중앙은행은 통화가치의 안정(독일) 물가안정(미국 프랑스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게 특징이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국가나 통화가치와 물가의 안정이 절대적으로필요해서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공공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중앙은행제도는 각국의 고유한 역사와 사회환경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 진화 확립돼 왔다. 따라서 선진국의 모델이 국내실정에 꼭 들어맞는다고 얘기할 수 없다.그러나 통화정책의 수립과정 집행과정 정부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살펴보면 국내 중앙은행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하는지를간접적으로 알수 있다.

사실 중앙은행은 정부기관으로서 정부에 종속돼 있는 측면이 있으나 「재정적 편의」라는 정치적 고려로 정부에 의해 마음대로 이용되지 않도록 중앙은행제도를 마련하는게 세계적 추세이다. 다시 말해 금융을 정부나 정치적 영향에서 가능한 한 자유롭게 하고, 물가안정과 금융체계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여 국제화와 경쟁력을향상시킬 수 있도록 나라마다 중앙은행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또 금융질서를 확립하고 신용제도의 건전화를 위해서 중앙은행에조정권이 부여되고 있는 점도 각국 중앙은행제도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특히 금융선진국일수록 실물경제와 조화를 이루도록 금융시장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각국의 중앙은행제도는 그 나라가 처한 특수한 상황을 반영했다고 봐야한다.

지난 6월에 개정된 일본은행법은 사실상 대장성에 예속돼 있던 일은의 정책위원회를 독립시켜 중앙은행의 권한을 강화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중앙은행제도에 메스를댄 것이다. 대장성의 권한을 축소하는 대신 일본은행의 권한을 강화하는 기구개편을 추진하는게 골자이다. 일은에 대한 대장상의 광범위한 업무명령권을 없애고 내각이 가진 일은 임원에 대한 해임권도 폐지했다. 또 일은에 대한 예산권은 대장성이 계속 갖도록 했지만 그 범위는 일반 사무경비 등 금융정책수립에 영향이 없는 분야로 국한했다.

이밖에 지난 86년 이후 최근까지 10년새 중앙은행제도를 개편한13개국의 경우를 보면 벨기에 이탈리아 칠레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필리핀 등 7개국이 중앙은행의 중립성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일은, 정책위원회 독립 권한 강화

스페인의 경우 중앙은행은 정부로부터 통화정책에 관한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도록 명시(94년)했으며 프랑스도 지난 93년 중앙은행에 대해 독자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도록 보장했다.특히 중앙은행에 통화정책 수립기능을 담당하는 통화정책위원회를신설하고 위원들의 임기중 신분을 보장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벨기에도 지난 93년 중앙은행 통화신용정책관련 결정사항에 관한 정부의 거부권을 폐지했으며 이탈리아는 지난 92년 중앙은행에 대해 재할인금리 및 지급준비율정책에 관한 독자적 결정권을 부여했다.

핀란드의 경우 지난 86년 재무부 산하 은행감독기구를 해체하고 이를 중앙은행 산하의 독립된 기구로 설치된 통합금융감독기구로 이관하는 내용의 중앙은행법을 개정했다. 뉴질랜드도 86년 통화정책에 대한 재무부장관의 지시권을 삭제하고 통화정책의 수립 및 집행을 중앙은행의 고유기능으로 명시하는 법개정을 단행했다.물론 중앙은행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총재의 직무수행이 부적절한것으로 인정될 때는 총독이 재무부장관의 건의에 따라 총재를 해임토록 했다.(최근 발표된 중앙은행제도 개선안의 물가계약제와 유사) 이밖에 남아공화국 아일랜드 말레이시아도 중앙은행의 감독기능을 확충하는 법개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앙은행의 은행감독권을 다른 기구에 이관하려는 제도개혁을추진하는 국가도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5월 영란은행의 은행감독권을 증권투자위원회(SIB)에 대폭 이관하는 등 SIB를 통합감독기구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자율금융추세에 따라 명실상부한 국가기관인 영란은행에서 은행감독권을 떼내려는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물론 그동안 통화신용정책에 대해 아무런 결정권을 가지지 못하고있는 영란은행에 통화정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이곳에서 이자율을 독자적으로 결정토록 하는 등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전권을 주기로 했다. 호주의 금융제도개선위원회도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건전성규제위원회(APRC)를 신설하여 중앙은행 보험 및 연금위원회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금융감독기능을 통합할 것을 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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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