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08호 (2003년 09월 29일)

유전자 재조합 쌀 2007년부터 생산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일본인들을 지독히도 괴롭히는 계절의 불청객 중 하나가 꽃가루 알레르기다. 일본인들이 ‘화분증’이라고 부르는 이 고질병은 바람을 타고 퍼지는 삼나무의 꽃가루가 인체와 접촉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화분증이 유행하는 봄철만 되면 일본의 거리는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착용한 사람들로 뒤덮이고 매스컴은 기상정보에 화분증 주의보를 연일 단골메뉴로 집어넣는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일으키는 재채기, 콧물, 안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일본 국민들이 무수히 많다는 증거다. 몽골 고비사막에서 날아오는 황사가 한국인들의 국민적 고통거리가 된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에 효과가 있는 유전자재조합 쌀의 상업생산이 2007년부터 본격 시작될 것으로 알려져 일본 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화분증 완화미’로 부르는 이 유전자재조합 쌀은 일본 농업생물자원연구소와 일본제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한국의 농협중앙회와 유사한 단체)가 공동개발한 것. 상업생산이 가능해지면 식용 유전자재조합 농작물 중 일본 최초의 시범 작물에 해당하게 된다. 또 유전자재조합 쌀로서는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에 성공하는 것이 돼 이래저래 진기록을 남길 것이 확실하다.

이 쌀은 화분증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이 사람의 인체 내에서 ‘외부로부터 들어온 적’으로 인식돼 콧물과 눈물 등 과잉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원리에 착안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화분증 치료를 위해 의료진이 단백질을 장시간 소량씩 주사해 내성을 기르는 치료법을 이용하는 점을 주목했다. 단백질을 생성시키는 인공유전자를 벼에 결합시켜 쌀에 단백질이 축적되도록 하고, 이 쌀을 계속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억제되도록 한 것이다. 농업생물자원연구소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쌀의 효과를 확인했다. 또 사람은 하루 1홉(180cc)의 밥을 수주일간 계속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성, 2000년부터 개발 시작

화분증 완화미의 개발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다. 현재는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농업생물자원연구소 온실에서 시험재배를 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는 쓰쿠바시의 다른 논 등 연구소와 격리된 장소로 옮겨 재배될 예정이다.

농림수산성이 화분증 완화미에 걸고 있는 기대와 의욕은 상당하다. 농림수산성은 이 쌀을 비롯한 유전자재조합 농작물의 실용화 연구를 위해 2004년 예산에 45억8,000만엔의 예산을 계상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임상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되는 대로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재배, 유통망 구축을 위한 검토작업도 진행 중이다.

화분증 완화미는 일본 언론으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유전자재조합 농작물의 개발, 상용화에 적극적이었던 구미 선진국에 비해 일본은 안전성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연구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고 지적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분증 완화미의 상업생산이 실현되면 이를 계기로 당뇨병 등 각종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 농작물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언론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화분증 완화미의 상업생산과 관련, 주목되는 것은 후생노동성의 반응과 앞으로의 태도다. 농림수산성은 이 쌀이 후생노동성의 식품안전성 검사를 거치도록 한 후 건강에 효과가 좋다는 의미의 특정보건용 식품 표시를 붙이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화분증 완화미가 유전자재조합 농작물이라는 점을 의식, 안전성 확인에 소극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 두 정부 부처간의 마찰 내지 이견이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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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