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609호 (2007년 08월 06일)

‘정부는 작게, 기업은 편하게’ 되새겨야

기사입력 2007.08.01 오후 02:17

‘정부는 작게, 기업은 편하게’ 되새겨야
뉴코아·홈에버 점거 농성이 공권력 투입으로 끝을 보았다. 7월 1일 시행된 비정규직법이 그런 상황을 초래한 생성 이유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근로자의 입장인데 애처롭고 불쌍하다는 논지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입장인데 법 테두리 안에서 문제없이 진행된 구조조정 차원이라는 논점이다.

여성 근로자의 아들이 농성장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엄마 난 괜찮아”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저녁 메인 뉴스에 담기다 보니 누구나 눈시울을 적시기에 앞서 울분의 감정이 생길 수 있다. 크든 작든 기업 경영에 종사하는 입장에서는 고용을 창출해 사업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법적 변화에 맞춰 경영 합리화 차원의 구조조정 실행은 필수적 결단이란 의견이 논리의 귀결이다. 시행 한 달을 맞는 비정규직법의 효과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차별 해소를 위한 노사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3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부산은행 606명, 하나은행 160명, 신세계 5206명, 홈플러스 2600명, 홈에버 521명, 롯데마트 4500명 등 총 2만2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한 보건의료노조가 정규직 급여 인상분 30%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용으로 충당하도록 합의함으로써 1만1800명의 비정규직 중 5500명이 정규직 전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 짧은 기간 내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또 다른 비정규직법 시행 효과는 여력이 부족한 대부분 기업들의 아웃소싱 등 외주화 노력이다. 홈에버, 뉴코아, 그리고 철도공사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철도공사는 빚이 많고 홈에버와 뉴코아는 이마트 등 더 큰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97%의 비정규직은 여력이 부족하거나 경쟁력이 약한 기업의 소속이란 점이 심각한 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잇따라

어쨌든 우리나라 전체 기업들의 노사가 이번 이랜드 사태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왜냐하면 노조의 전면 파업과 민주노총 개입, 노동부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랜드 측이 계약 해지와 도급 용역 전환을 밀어붙이는 데 성공할 경우 기업들은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구나”라고 여길 것이고 이 방식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차별 개선 등 좋은 효과는 간 데 없어지고 노사관계는 비정규직 문제로 극심한 양상이 초래될 것이다.

이럴 때 우리와 같은 과정을 겪었던 잘 사는 나라들의 단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트렌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우선 캐셔직은 그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네댓 시간의 짧은 파트타임 직원들로 운영되고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의미는 우리나라에서만 사회적 문제가 되어 있다. 미국은 연봉제 1년 단위 계약으로 우리 방식으로 하면 모두 비정규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고용은 시장 친화적 원리에 맡겨져 있다.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 다국적 기업이 몰려 있는데 계약직의 경우 30년까지 일할 수 있고 세제 혜택 등이 여타 국가에 비해 크다는 이점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아웃소싱 외주화는 국가의 기본적인 운영 도구(Tool)로서 국가가 장려하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법 개정을 통해 노동 관련 규정이 유연화돼 있고 파견 및 아웃소싱협회에 노동부 출신들이 상주하며 건전한 외주화를 지도하고 있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기업이 근로자의 고용과 구조조정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독일의 메르켈 여성 총리도 노동법부터 탄력적으로 손질했다. 이미 1980년대 초 영국의 대처 총리는 생디칼리즘(극렬 노조투쟁 방식)에 사로잡혀 있던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노동관계법의 유연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지던 해인 영국을 다시 떠오르는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어느 나라도 우리와 같이 많은 경직된 노동법, 그리고 정규·비정규의 갈등, 노조의 투쟁 일변도 정책 등 노사문제가 첨예한 국가가 없다. 또한 그런 상황이 기업과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작게, 기업은 편하게’라는 글로벌 발전 콘텐츠가 작동되는 시점이 하루빨리 도래해야 제2의 이랜드 사태를 예방하고 120만 청년 실업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철·위드스탭스 대표이사

약력: 1959년 진주 출생. 82년 국민대 법과대학 졸업. 83년 쌍용그룹 입사. 99년 위드스탭스홀딩스 대표이사 (현). 2007년 HR아웃소싱협의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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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8-01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