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모 달인들’

카이사르·다빈치·에디슨·링컨·잭 웰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메모광이었다. 해외에서만 사례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정치인은 물론이거니와 기업가 정신의 상징인 고(故)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안철수연구소 전 대표)도 지독한 메모광이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성공은 품 안의 작은 메모지와 필기구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정말 이토록 작은 습관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 것일까. 14인 메모광들의 성공 신화를 관찰한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은 ‘한국의 메모 달인들’에서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적자생존.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이나 집단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아니라 ‘메모지에 적는 사람이 살아남는다’고 저자는 수차례 강조한다.

물론 아이폰과 태블릿 PC가 등장하는 시대에 ‘무슨 구닥다리 같은 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 인간의 모든 기억을 저장해 다시 재생하는 완전한 기억(Total Recall)의 시대가 펼쳐지는데, 그깟 메모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영화 ‘아바타’의 내용이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은 상황에서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인 ‘메모’가 구태의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천재들의 습관을 연구한 캐서린 콕은 역사상 천재로 불렸던 300명의 인물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메모광이었고 말한다. 저자 역시 ‘둔한 필기가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는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출간된 ‘메모의 기술2’의 개정판인 이 책에는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를 비롯해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윤은기 한국과학종합대학원 총장, 방송인 이숙영, 정샘물 정샘물인스퍼레이션 원장 등 사회 각 분야 다양한 인물들의 메모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이쯤 되면 메모의 비법이 궁금할 터.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뭔가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냥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하면 된다는 게 저자가 내리는 최종 결론이다. 부지런한 손과 필기도구, 종이만 있으면 충분하다. 필기도구와 종이를 친구삼아 10년을 투자하면 대가(大家)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는 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핵심 요지다.

● 최효찬 지음/ 위즈덤하우스/260쪽/1만2000원


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경제·경영 베스트셀러(2010.2.12~2.18)

1.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2만2000원
2. 혼창통 / 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1만4000원
3. 마법의 돈 관리 / 고득성 지음/ 국일증권경제연구소/ 1만2000원
4.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1만4000원
5.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 류랑도 지음/ 쌤앤파커스/ 1만4000원
6. 넛지 / 리처드 탈러 외 지음/ 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1만5500원
7.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김영사/ 1만3000원
8. 4개의 통장 / 고경호 지음/ 다산북스/ 1만1000원
9. 경제특강 / 김광수경제연구소 편/ 더난출판사/ 1만3000원
10. 시크릿 실천법 / 존 디마티니 지음/ 한수영 옮김/ 1만1000원




김우일 지음/ 책이 있는 풍경/ 264쪽/ 1만2000원

대우그룹 마지막 구조조정 본부장을 거치면서 기업의 흥망성쇠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험한 저자가 선인들이 남긴 네 글자, 고사성어와 현대 경영의 접점을 찾기 위해 펴낸 책이다. 이 책에는 현장 이야기와 경영학을 전공한 저자의 전문적인 지식, 거기에 맞는 고사성어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 독자들의 혜안을 열어준다.




김효정 지음/ 일리/ 312쪽/ 1만3000원

이 책은 영화 프로듀서 김효정 씨의 세계 5대 사막 레이스 1051km 완주 스토리다. 평범하고 가냘픈 커리어 우먼이 어떻게 전 세계 여성 중 3번째 사막레이스 그랜드슬래머가 됐는지 컬러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영화 프로듀서 출신의 저자가 사막 이야기를 영화 장면들과 연결 짓는 이 책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 타임비즈/ 528쪽/ 2만 원

아직도 구글이라고 하면 검색엔진이나 일하기 좋은 회사로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구글은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에서 비밀리에 작동되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세계의 모든 정보를 긁어모았다. 그 데이터로 이제는 광고, 신문, 도서, 무료 컴퓨터 등 전 방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뉴요커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거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앞으로 만들 세상을 밀도 있게 소개한다.




고든 벨, 짐 겜멜 지음/ 홍성준 옮김/ 청림출판/ 356쪽/ 1만5000원

디지털 기억 혁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 책은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과학자인 저자들은 ‘완전한 기억(Total Recall)’이 만들 환상적인 미래를 전문가적 시각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 법정에서 위증하는 것이 곧 자기 무덤을 파는 식의 기억 저장 능력이 바꿀 미래 세계를 살피다 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