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뉴스 방송 만들고 해외 취재도
아주대 경영대의 핵심 프로젝트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다. 최근 경영대의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주대 경영대의 글로벌 인재 육성은 현장에서 답을 찾도록 한다는 점에서 타 대학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을 직접 찾아 현지의 문화를 몸으로 느끼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 방법을 체득하게 된다. 아주대는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ABN월드’라는 경영대 자체 영어 방송 채널까지 만들었다. 9월 말 아주대 경영대 ABN월드 소속 학생들이 일본 프로야구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을 직접 찾았다. 경영대 학생들이 프로야구를 취재했다는 것부터 눈길을 끈다. 아주대 경영대 문승현·문서연·동비비 학생 등 아주대 경영대 인재 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어 뉴스 방송 만들고 해외 취재도
한자리에 모인 아주대 경영대 ‘ABN월드’의 일본 프로야구 취재팀과 지도 교수인 윤천석(왼쪽 둘째) 교수.

위부터 아주대 경영대 문승현(21)· 문서연(20)·동비비(21) 학생.

사회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문승현 1995년생 돼지띠다. 경영학과 1학년이다. 경영대 일본 지역연구 소학회 소속으로 이번 일본 프로야구 취재 기획 과정부터 참여했다.
문서연 1996년생으로 같은 경영학과 1학년이다. 8월 말쯤 진행된 리포터 선발에서 뽑혀 이번 취재에 동행하게 됐다. 일본에 관심이 많아 다섯 살 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일본어를 독학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동비비 스물한 살(1995년생) 3학년이다. 중국 쓰촨성 출신으로 올해 초 교환학생으로 아주대에 왔다. ABN 리포터를 하게 되면서 기간을 연장해 계속 있게 됐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새롭고 다양한 분야를 취재한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영어로 방송을 하다 보니 영어 실력도 더욱 좋아졌다.

사회 경영학도가 왜 프로야구 취재에 나섰나.
문승현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스포츠가 굉장히 유리하다. 우리가 일본 소학회 소속인 만큼 일본 스포츠를 통해 그것을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됐다.
문서연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도 비즈니스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ABN의 목표는 국제적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대해 제작부터 판매·유통·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실전 경험하는 것이다. 프로야구 현장을 취재해 일본의 문화와 비즈니스 성향을 이해한다면 진정한 일본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 야구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나.
동비비 중국에선 원래 야구 경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취재를 하기 위해 따로 공부를 시작했고 야구 스터디만 한 달 정도 한 것 같다. 힘이 든 것은 사실이지만 비즈니스는 무엇보다 사전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배워 온 만큼 당연한 준비 절차였다고 생각한다.
문승현 공부할 부분이 많았다. 야구 용어와 게임 룰, 선수들의 최근 기록부터 예전 기록까지 꼼꼼히 체크해야 했다. 이 밖에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인터뷰 매너는 물론 일본과 한국의 야구 산업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했다. 사실 한 달도 부족했다.

사회 5박 6일 스케줄이 강행군이었다고 들었다.
문승현 일정은 9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였는데 첫날부터 강행군이 시작됐다. 오전 10시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숙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지바 롯데 야구장으로 향했다. 경기는 오후 4시 시작이었지만 연습 경기를 취재하고 사전 인터뷰를 섭외하려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문서연 이동 중 비를 맞아 젖은 옷은 야구장 기자실에서 말리고 짐은 야구장 복도에 방치한 상태로 부랴부랴 취재에 나섰다. 오후 11시가 지나서야 경기가 끝났고 늦은 저녁 식사 후 12시께 숙소에 도착했지만 취재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느라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동비비 주말인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숙소에서 오전 8시쯤 출발해 10시 연습 경기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오후 2시쯤 시작된 본 경기는 6시 이후에 끝났고 인터뷰까지 마치면 7시가 넘었다. 선수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오후 10시. 마지막 날까지 그런 식의 스케줄이었다.

사회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도 많이 발생했을 텐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
동비비 둘째 날 야구장에 도착했는데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거나 할 때 필요한 필수 어댑터를 호텔에 놓고 온 것을 발견했다. 승현이가 자원해 2시간 거리 호텔로 돌아가 어댑터를 가지고 왔는데 고마운 마음에 팀워크가 더욱 끈끈해질 수 있었다.
문서연 종교가 없지만 이번 일본 취재를 하면서 기도하기도 했다. 당시 15일간 홈런이 없었던 이대호 선수의 홈런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인터뷰할 선수의 성적이 좋아야 뉴스 가치가 높고 다양한 마케팅 사업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어설픈 기도가 응답했는지 취재 갔던 9월 26일 이대호 선수가 30호 홈런을 쳤고 기동력 있게 대응해 홈런 현장 인터뷰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문승현 이날 확보한 홈런 영상을 한국 방송국에 송출하려는데 경기장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해 부랴부랴 호텔로 돌아갔다. 하지만 호텔의 인터넷 속도도 너무 느려 인근 인터넷 카페를 찾았고 새벽 2시 반이 넘어서야 영상을 송출하고 호텔로 복귀할 수 있었다. 빠른 송출로 홈런 영상의 경제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사회 이번 일본 프로야구 취재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동비비 언어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나 자신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다. 방송뿐만 아니라 경영학도로서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문승현 사실 우리는 이번에 작은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 그 과정 속에서 현지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럴 때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철저한 준비가 필수지만 준비한 대로 되지도 않고 특히 글로벌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처 능력을 더욱 키워야 할 것 같다.
문서연 이번 기회로 아주대가 더 좋아졌다. 다수의 대학들이 취업을 위한 교육에만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남들과 다른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게 너무 고맙다. 책상에 앉아 이론만 배우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영어 뉴스 방송 만들고 해외 취재도
인터뷰 - 한봉희 아주대 경영대 학장

“실무 능력 겸비한 ‘글로컬’ 인재 키울 것”

남다른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아주대 경영대는 최근 ‘글로컬(Glocal : Global+Local)’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컬 인재는 글로벌 역량과 함께 특정 해외 지역에 대한 전문 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말한다. 이를 위해 아주대 경영대는 ‘글로벌 익스포저(Global Exposure)’, ‘에브리데이 글로벌(Everyday Global)’, ‘글로벌 어트랙션(Global Attraction)’ 등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수립하고 강도 높은 글로벌 교육을 통해 1인 1권역 전문가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봉희 아주대 경영대 학장을 만났다.

경영대 학생들이 일본 취재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글로컬’ 인재 양성의 첫 성과로 봐도 좋은가.
“아주대가 지향하는 인재 양성은 이론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주도적으로 도전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해 나가며 글로벌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다. 이번 일본 취재는 그런 면에서 충분히 성과를 거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부터 경영대 내 방송 채널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글로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ABN월드(Ajou Business News World)’ 영어 방송을 올해 4월 만들었다. 경영대 내 자체적으로 방송을 만드는 것은 최초로 알고 있다. 경영학도로서 사업 기획을 하고 방송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실전 경험을 쌓고 콘텐츠를 만들어 비즈니스화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실무 능력을 겸비한 글로컬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 부문에서 아주대 경영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아주대 경영대를 잘 모르고 들어왔던 학생들은 입학 후 실질적인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국적의 동료 학생들을 보고 놀란다. 원하는 학생은 누구든지 해외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전 과목 영어 강의가 제공되며 방학 중 교육비 및 기숙사비 등을 무료로 집중 교육받을 수 있는 다수의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 같은 ‘내실 있는 교육’이 아주대 경영대의 경쟁력이다. 속이 꽉 찬 아주대 경영대를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아주대 경영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아주대 설립자인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의 명언이다.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길러진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꿈을 펼치길 기대한다. 아주대 경영대는 지속적인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1인 1권역 전문가’를 양성하며 학생들의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다.”
영어 뉴스 방송 만들고 해외 취재도
아주대 경영대 ‘ABN월드’가 9월 26일 일본 진출 4년 만에 ‘30홈런’ 고지에 오른 이대호 선수를 인터뷰 중이다.

한자리에 모인 아주대 경영대 ‘ABN월드’의 일본 프로야구 취재팀과 지도 교수인 윤천석(왼쪽 둘째) 교수.

위부터 아주대 경영대 문승현(21)· 문서연(20)·동비비(21) 학생.ㅁ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