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빼빼로 리콜…뒤늦은 공개 '뭇매'
롯데제과가 대대적인 빼빼로 리콜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생산한 ‘화이트 쿠키 빼빼로’ 29만 상자, 금액으로는 약 67억 원어치 물량에 대해 긴급 자진 회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롯데제과가 시중에 풀린 빼빼로 수거에 나선 이유는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결국 식품 안전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회수 권고 조치를 내렸다. 빼빼로뿐만이 아니다. 롯데제과는 지난 10월 30일 생산한 가나 초코바 아몬드 500상자, 금액으로는 1500만 원어치의 물량도 회수에 나섰다. 이유는 빼빼로와 같다. 역시 악취 문제다.

리콜 사실 언론 보도로 알려져

롯데제과 측이 밝힌 악취의 원인은 종이 포장지의 잉크다. 빼빼로데이를 맞아 폭증하는 물량을 맞추다 보니 포장지에 인쇄된 잉크가 미처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출고해 잉크 냄새가 제품에 스며들었다는 게 롯데제과의 해명이다. 롯데제과는 문제가 된 초코바 아몬드도 화이트 쿠키 빼빼로 생산 당시 주변에 있어 냄새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 가나 초코바 아몬드를 생산한 롯데제과 경남 양산 공장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번 빼빼로 제품 회수 사태는 롯데제과의 안일한 소비자 대응 방식과 빈약한 위기관리 능력을 드러낸 것이다. 먼저 제품 회수 사실 공개 시점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롯데제과는 식약처의 권고가 내려진 이후인 11월 12일 리콜에 들어갔다. 11월 17일 언론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기 이전에는 관련 제품의 리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 사이 악취 나는 빼빼로는 5만 상자나 팔려나갔다. 리콜 시점 역시 이미 빼빼로데이가 끝난 12일이었다.

롯데제과 제품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가나 초코바에서 기준치의 6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돼 4월 16일자로 제조된 2800상자 전량을 회수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안전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빼빼로데이 물량 폭주를 예상하지 못해 포장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해명부터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여기에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제품 회수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제품이 팔려나간 후 뒤늦게 시인한 점은 윤리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약력

1958년생.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고려대 경영학 석사. 1983년 롯데그룹 입사. 롯데제과 기획·총무 담당 이사. 롯데삼강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햄 대표이사 사장. 2012년 롯데제과 대표이사(현).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