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 연구소 독무대, 서울연구원 6위 약진
보사연, 1위 수성…“출산·양육 실태 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100대 싱크탱크 정치·사회 부문 조사에서 5년 연속 1위 기록을 써내려 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이 같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저출산·고령화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2위는 지난해보다 두 계단 상승한 한국행정연구원이 차지했다. 2015년 2위와 3위였던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각각 한 계단씩 내려와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3위에 머물렀던 서울연구원은 올해 무려 일곱 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르며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보사연, 저출산·고령화 극복 연구 주력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이번 조사에서 대외적 영향력(151점), 연구 보고서의 질(154점), 연구 인력의 역량(130점)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총점 435점을 획득했다.

보사연은 지난해 ‘사회정책의 국가 비전 선도’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3가지 세부 목표를 정했다. 국내 보건 의료 체계의 질적 향상과 형평성 제고 방안 마련, 과학적이며 종합적인 사회복지 정책 수립, 저출산·고령화 사회 극복을 위한 연구 추진이었다.

보사연은 지난해 중점 연구 사업 중 하나로 가족 변화에 따른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정책 과제를 수행했다.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가구 구조를 형태별로 분류하고 가구 변화에 대해 추계했다. 가구 구조별 결혼, 출산 및 양육 실태를 조사해 문제점을 진단, 연관성 분석을 통해 그에 따른 정책 과제를 도출했다.

또한 보사연은 2015년 2월부터 12월까지 모두 2차례에 걸쳐 ‘인구 포럼’을 진행했다.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동태적 분석을 위한 지역 추적 조사 결과 세미나’,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의 모색 토론회’,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 시안 공청회’ 등을 개최해 고령화·저출산 연구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총 6건의 미국·중국·호주 등 해외 연구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 학계 및 단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상호 원장은 “지난해 보사연의 위상 제고, 보건복지부와의 협력 강화, 북한 사회보장제도 연구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며 “올해에도 원칙과 규정을 바탕으로 경영 투명성 제고와 혁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조사보다 두 계단 상승하며 종합 순위 2위에 오른 한국행정연구원은 1991년에 설립됐다. 국내 유일의 행정 분야 국책 연구 기관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은 한국 행정 체제의 발전과 행정제도 및 그 운영의 개선에 관한 사항을 연구하고 행정에 관련된 정보 자료를 수집·관리 지원한다.

주요 성과로는 국내 거버넌스 성공 모형 전파를 들 수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부터 펀드를 수주해 개발도상국 대상의 국제 개발 협력(ODA), 행정 역량 강화, 행정 발전 경험 지식 공유 등 관련 사업을 수행했다.

2001년 이후 ‘정부 업무 평가 전문 연구 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2014년 7월부터 ‘행정·사회 분야 규제 비용 분석 전문 기관’으로 지정돼 규제 영향 분석 및 규제 비용의 검증, 해외 규제 제도 조사 비교, 규제 전문가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해 국책 연구 기관으로서의 위상도 강화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대외적 영향력(108점), 연구 보고서의 질(120점), 연구 인력의 역량(117점) 등 총점 345점을 기록했다.

정윤수 원장은 “국내 유일의 행정 분야 국책 연구 기관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국가행정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국내외 유관 기관들과의 융합적 연구를 통해 세계적 차원의 ‘창의·선진 행정’을 구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13년부터 줄곧 ‘부동의 2위’ 자리를 지켜 온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번 평가에서 한 계단 미끄러지면서 3위에 올랐다.

전통과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교육 체제를 구축한다는 취지 아래 1972년 설립된 한국교육개발원은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대표 운영 사업으로는 교육 정책 네트워크, 영재교육연구센터, 교육통계센터, 방송통신중·고등학교, 대학 평가, 교육기관 평가 사업,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등이 있다. 2012년에 제5차 APEC 교육 장관 회의 전문 기관, 유네스코 교육 통계 협력 기관으로, 2014년에는 2015 세계 교육 포럼 전문 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2015년 12월 말 기준 464명이 근무 중이고 국내외 총 13개국 5개 기구의 22개 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마찬가지로 한 계단 하락해 4위에 오른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문화의 심층 연구와 교육 등을 통해 한국학을 진흥하기 위해 1978년 설립된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다. 국내외 한국학 부문의 연구 요원을 양성하고 고전 자료의 수집·연구·번역·출판을 담당한다.

5위는 네 계단 상승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하 지행연)이 차지했다. 1984년 재단법인 지방행정연구소로 문을 연 지행연은 지방자치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창의적이며 실천적인 조사와 연구, 정책 개발을 추진한다. 지방자치가 급변하는 행정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 역량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6위는 지난 평가보다 일곱 계단 상승한 서울연구원이다. 서울시의 출연 기관으로 1992년 문을 연 서울연구원은 서울의 다양한 도시문제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서울특별시의 싱크탱크다.

서울시가 당면하고 있는 복지·문화·교육·산업·경제 등 사회정책과 도시계획·주택·교통·환경·안전 등 도시 관리 정책을 연구하고 나아가 서울의 중·장기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올해 ‘한 발 더 현장 속으로’를 목표로 현장성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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