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 글로벌과 로컬 브랜드 간의 선호 결정 모델
Based on “An Extended Model of Preference Formation Between Global and Local Brands: The Roles of Identity Expressiveness, Trust, and Affect” by Yi Xie, Rajeev Batra, and Siqing Peng(2015, Journal of International Marketing, 23(1), pp. 50~71)
중국 소비자,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 중시
연구 목적
2016년 1월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1093명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 조사의 내용은 중국 소비자가 휴대전화를 구입한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 결과 1위는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인 애플이 차지했다.

이처럼 애플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는 글로벌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높은 선호도를 이끌어 낸다. 문화적 이미지나 브랜드명·로고·외관 등의 상징이 여러 국가에 속한 다수의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이에 비해 각국의 로컬 브랜드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의 이씨에 교수와 미국 미시간대의 라지브 바트라 교수, 베이징대의 시칭펭 교수는 국제마케팅저널 최근호에 ‘글로벌과 로컬 브랜드 간의 선호 결정 모델 : 브랜드 아이덴티티 표출과 신뢰, 영향력의 역할’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국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가 ▷브랜드를 통한 자신의 아이덴티티 표출을 통해 형성된 ▷브랜드의 신뢰와 ▷영향력이라는 3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주제
연구진은 글로벌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정체성,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에 집중해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레노버나 하이얼과 같은 로컬 브랜드는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다채로운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현지의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가 중국 명절에 커피 맛 월병을 판매하는 것이 관련 사례다.

연구진은 브랜드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인지한 브랜드의 글로벌성(PBG)과 현지성(PBL)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봤다. 연구진은 특히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의미에 초점을 뒀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를 확장된 자아로 인식하고 이러한 브랜드를 구매해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하고 스스로에 대해 정하곤 한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를 통한 소비자 개인의 아이덴티티 표출이다.

따라서 논문의 저자들은 브랜드의 품질이나 명품성과 같이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전통적인 요인과 함께 브랜드의 글로벌성과 현지성이 소비자의 아이덴티티 표출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집중 연구했다.

연구 방법
이 연구는 브랜드 중에서도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컴퓨터·TV 등 ‘정보통신기술(ICT)·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에 집중했다. 중국을 연구 대상국으로 선정한 이유는 중국이 글로벌성과 현지성의 효과를 시험하기 좋은 시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 제품군을 선정한 이유는 ICT·전자 제품군이 소비자가 구매 여부를 판단할 때 제품 본연의 기능과 함께 사회적·정서적 부분을 고려하는 대표적 품목군이어서다. 또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ICT·전자 제품에 대해 높은 친밀도를 보인다는 이유도 제품군 선정의 배경이 됐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중국 베이징의 주요 3개 지하철 정류장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1000명의 지하철 탑승객에게 설문 조사 참여 여부를 물었고 그 결과 287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참여자 중 86명은 중국 브랜드를, 201명은 해외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밝혔고 가설과 관련된 설문 세부 내용에 응답했다.

연구 결과
분석 결과 소비자가 브랜드의 글로벌성을 높게 인지할수록 품질과 명품성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통한 자신의 아이덴티티 표출도에 대해 높게 인식했다. 반면 소비자가 브랜드의 현지성을 높게 인지했을 때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는 데에는 보통 정도의 영향만을 받았다.

또한 중국 현지 브랜드에 대해 중국 소비자는 ‘브랜드 명품성’에 대해서는 약한 영향을 받았고 ‘브랜드 품질도’에 대해서는 미미하게 인식했다. 즉, 로컬 브랜드로는 소비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봤고 로컬 브랜드의 명품성·품질에 대해서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

연구 결과를 통해 기업은 신흥국 소비자들이 브랜드 본연의 품질과 명품성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특히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가 표출할 아이덴티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를 구입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사점
연구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기업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가 열망하는 아이덴티티가 적절히 표출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에서 각기 다른 아이덴티티를 찾기를 바란다. 자신의 속한 국가의 고유한 문화의 가치와 관습을 지키는 동시에 글로벌 문화 역시 본인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저자들은 이 논문의 연구 모델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중국이라는 국가 하나를 대상으로 연구했으므로 향후 다른 신흥국으로 대상을 넓혀 연구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이 연구는 글로벌 브랜드의 소속 국가에 대한 고려 없이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라는 이분적 분석을 했다.

따라서 글로벌 브랜드의 소속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소비자 행동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못했으므로 향후 이를 고려해 연구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박도휘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dohwipark@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