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의 금리 정상화 속도는
당연히 늦춰질 수밖에 없다.
증시에는 호재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내용은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기대 쪽으로 조금 치우친 수준에 그쳤다. 3월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해 확답은 없었다.
1월 회의 내용을 요약하면 3월 FOMC 즈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으면 금리 인상 지연을, 아니라면 금리 인상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그동안 비판받아 온 ‘양손잡이 경제학자(two handed economist : 모호한 태도의 경제학자를 비꼬는 말)’로서의 면모를 발휘한 대목이다.
Fed의 모호한 방침과 달리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물가 때문이다. 향후 몇 달간은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두 가지 이유다. 우선 수입물가지수와 핵심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간의 긴밀한 관계다. 수입 물가가 기업들의 원가와 최종 제품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미국의 수입물가지수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핵심CPI 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시차 상관계수는 0.5다. 개인 소비지출(PCE)에 기반 한 물가 상승률에도 비슷한 선행성을 보인다. 현재 수입물가지수는 13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이다.
낮은 가솔린 가격도 전체 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가솔린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향후 수개월 동안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10%에서 마이너스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1% 포인트 정도 낮추는 요인이다. 앞서 수입물가지수처럼 에너지 물가 상승률도 시차를 두고 핵심물가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다시 하락하면 Fed의 금리 정상화 속도는 당연히 늦춰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호한 FOMC에 비해 물가 상승률의 하방 압력은 너무도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변수다. 3월 FOMC 전후로 잡음은 일겠지만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 보인다. 증시에는 호재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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