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VAN업계와 수수료 정률제 협상 시작
결제 금액따라 수수료 차등화

카드 업계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신용카드 결제 대행을 맡고 있는 VAN 업계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신용카드 업계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결제 간소화에 나서면서 VAN 업계의 수익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통보 받은 카드사들은 당장 비용 절감에 나섰다. 첫째 작업은 카드사가 VAN사에 지불하는 VAN 수수료와 전표 매입 수수료 인하다.

나이스정보통신과 한국정보통신·KIS정보통신 등 13개 업체로 구성된 VAN 업계는 카드사들과 수수료 정률제 협상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카드 결제가 한 건 일어날 때마다 수수료를 받던 방식에서 결제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카드 결제 금액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률제는 곧 VAN 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최초로 신한카드가 정률제를 도입한 가운데 KB국민카드가 최근 둘째로 정률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올해 1월부터 계약한 가맹점은 전부 정률제가 적용되며 기존 가맹점도 2017년 1월부터 정률제를 시행한다. 또 전국에 5000여 개가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VAN 대리점 업계는 영수증 없는 ‘무서명 거래 확대’에 떨고 있다.

금융위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별도 계약 없이도 5만원 이하 카드 결제는 무서명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서명 거래는 VAN 대리점의 수익원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전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VAN사가 VAN 대리점에 전표 매입 비용을 줄 필요가 없는 것.

카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막무가내로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다 보니 카드사로서는 VAN 수수료를 내려 수수료 인하 여건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무서명 거래 확산과 함께 간편 결제의 비중이 높아지면 VAN 업계의 기반은 더욱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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