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이노베이션은 ‘서울대’ 최다…재무통이 그룹 이끌어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다른 그룹에 비해 유난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중시한다. 재무구조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 회장은 그룹의 중요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재무통’ 출신 임원들을 다수 포진시켰다.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창근 의장과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이 재무 출신이다.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는 조대식 SK(주)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위원장)이 그룹 재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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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재무 전문가 강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조대식 사장은 재무 전문가이면서도 다양한 사업 관리와 투자 경험이 풍부한 ‘현장형 CEO’다. 1960년생인 조 사장은 대성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SK 재무담당과 재무팀장을 거쳐 2013년 사장에 취임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과는 고려대 동문이면서 최 회장의 숙원이던 SK(주)와 SK C&C의 합병을 2015년 8월 1일 이뤄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조경목 SK(주) CFO(부사장)는 1963년생으로 경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유공 재정팀에 입사해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 SK(주) 재무실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CFO를 맡고 있다. 조대식 사장과 함께 SK(주)와 SK C&C 간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양사 재무와 기업 설명회(IR) 기능을 묶어 통합 시너지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인사에서 승진한 차진석 SK이노베이션 부사장도 재무 전문가다. 1963년생으로 배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29회) 재경직에 합격해 총무처, 옛 재정경제원 등에 근무했다.

2000년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로 옮겨 중국 시노펙, 사우디아라비아 사빅, 스페인 렙솔 등과의 합작 법인 설립을 주도하며 SK이노베이션의 해외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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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이 주요 계열사 CEO에 포진해 있다. 유정준 SK E&S 사장(경영), 조대식 SK(주) 사장(사회), 박정호 SK (주) 사장(경영),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경영),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법학),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경제),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MNO) 총괄(산업공학) 등이 고려대 동문이다.

또 시카고대 출신도 그룹 핵심 인사로 구분된다. 박영호 SK(주) 부회장, 함윤성 SK D&D 대표이사 등이 최 회장과 시카고대 대학원 동문이다. 이 밖에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녀인 윤정 씨도 이 대학교 대학원 출신이다.

이처럼 SK그룹 인사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최 회장 자신이 영입하거나 신뢰를 보내는 인재를 우선 등용한다. 이 때문에 최 회장 부재 시에도 그의 의중이 그대로 기업 경영에 반영된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웠던 시절에 단행된 2015년 정기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SK (주) 등 주력 관계사의 CEO가 대거 교체됐다. 최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난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이때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사장에 정철길 SK C&C 사장을 임명하고 또 통신 시장 포화에 따른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 SK텔레콤에는 장동현 SK플래닛 COO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SK네트웍스에는 문종훈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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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김영태, 부회장 승진

최 회장의 바람대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임명된 뒤 국내 사업 위주였던 SK이노베이션의 사업 구조를 글로벌 사업 구조로 바꾸고 당시 적자였던 기업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2016년 정기 인사에서는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도 그룹 운영 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한 구성원 역량 결집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도 정보통신 업계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무선 통신업이 가진 성장 정체 위기 돌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세계 최초 5G 통신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는 등 혁신적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도 SK M&C와 워커힐 사장 경험을 살려 SK네트웍스의 경영 정상화를 마무리하고 사업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다.

박정호 SK(주) 사장 역시 다양한 글로벌 사업 개발 경험을 갖고 있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 ICT를 통한 강력한 성장을 모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SK그룹은 2016년 정기 인사에서 계열사의 안정과 인재 발탁을 강조하며 주요 계열사 CEO는 유임하되 소폭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SKC 사장에는 이완재 SK E&S 전력사업부문장, SK종합화학 사장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김형건 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완재 신임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서의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SKC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김형건 신임 사장은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SK종합화학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한경비즈니스가 SK그룹의 핵심 기업인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의 임원들을 분석한 결과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에선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에는 카이스트 졸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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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이노베이션 임원, 경영학 출신 ‘1위’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전체 임원 57명 중 학력이 공개된 30명에 대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대가 8명(26.7%)으로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했고 고려대와 카이스트가 각각 3명(10%)씩으로 나타났다. 출신 학과별로는 경영학과 13명(43.3%), 화학공학과 8명(26.7%), 경제학과 3명(10%)순이었다.

SK텔레콤 임원 93명 중 서울대 출신은 15명(16.1%)이었고 연세대 14명(15%), 카이스트 6명(6.4%)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성균관대와 고려대가 각각 5명(5.3%)의 임원을 배출했다.

또 출신 학과별로는 경영학 전공자가 34명(36.5%)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학 10명(10.7%), 전자공학 전공자가 6명(6.4%)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종 학력별로는 석사 학위를 받은 임원이 49명(52.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사 31명(33.3%), 박사 13명(14%)의 비율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임원 122명 중 카이스트 졸업자가 19명(15.6%)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치했다. 이어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12명(9.8%), 서울대가 10명(8.2%)으로 나타났다.

출신 학과별로는 전자공학 전공자가 37명(30.3%), 물리학 14명(11.5%), 재료학 전공자 13명(10.7%)순이었다. 최종 학력별로는 학사 출신이 가장 많은 47명(38.5%)이었고 박사 40명(32.8%), 석사 33명(27.1%)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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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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