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스당 1000달러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던 금값은 올 들어 1250달러까지 치솟았다. 단기간에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반면 원유가 위험 자산인지에 대한 논란은 덜하다. 필수 소비재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위험 자산의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1년 새 30달러까지 추락한 경험도 있다. 위험 자산이 ‘높은 변동성’을 내포한다면 원유는 위험 자산이다.
금과 원유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므로 달러 강세에 모두 취약하다. 달러를 제외하고 보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유가를 금값으로 나누면 자연스레 달러가 제외되고 원유의 금 대비 상대가격이 표시된다. 둘 간 상대가격은 위험 자산 선호 심리로 해석할 수 있다.
금값과 유가 데이터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점은 1861년부터다. 그때부터 원유의 금 대비 상대가격(금으로 환산한 원유 가격)은 배럴당 0.02~0.20온스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최근 원유의 금 대비 상대가격은 배럴당 0.02온스까지 하락했다. 원유의 상대가격은 최근 역사적 저점을 소폭 밑돈 이후 반등했다. 현 수준에서 사상 최저 수준을 뚫고 역사적인 기록을 새로 써 나갈지 아니면 평균으로 회귀하는 속성을 발휘할지는 확률 게임이 됐다.
하지만 둘을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 관점에서 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극단에 자리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더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50년간 공포에 대처하는 사람의 본성이나 심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정도 수준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라면 충분히 공포를 반영한 상태다. 원유 상대가격의 반등이 예상된다. 모든 문제는 유가 하락에서 시작됐다. 끝맺음도 유가부터다. 유가가 오를수록 연초 이후의 혼란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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