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콘텐츠 시장 연평균 15% 고성장 지속…'포스트 차이나' 대비해야

CJ E&M의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베트나의 내가 니 할매다
CJ E&M의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베트나의 내가 니 할매다
미디어·엔터 업종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중국의 영화 시장은 이미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의 70%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르면 올해 말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의 90%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화, 음악, 방송, 게임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시장도 연평균 15% 내외의 성장을 지속 중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한국의 미디어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중국행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 중국, 세계 2위 콘텐츠 시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4 년 기준 1477 억

달러(약 182조6310억원)로 추정된다. 지난 5 년간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지속하며, 이미 지난해 세계 2위 규모의 일본시장(약 1750억 달러)에 근접했다.

이르면 올해부터 중국이 미국(6500~7000억 달러=약 803조~865조 원)에 이어 2 위 시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상당한 규모로 커진 시장이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들 중에서 GDP 대비 콘텐츠 시장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비중이 3.8%, 한국은 3.1~3.3% 수준인데 반해 중국은 1.4%에 불과하다.

미디어$엔터 업계에 있어서 중국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특히 이미 미국에 비견할만큼 규모가 커진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과 비교해, 부가판권 유통, 방송 콘텐츠, 음악 & 공연 시장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하는 단계다.

중국 콘텐츠 시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애니메이션$캐릭터, 영화, 방송, 음악, 게임 순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애니메이션$캐릭터와 영화의 경우 10~15%, 방송과 음악은 10% 가까운 연평균 성장률이 전망된다. 중국 시장은 이미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 버금가는 대작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점점 해외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중국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영화 착요기는 6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43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 한편의 영화가 올린 매출액은 지난해 한국 박스오피스 시장 매출액의 4분의1에 버금가는 규모다.

부가판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시장의 경우 정확한 부가판권 시장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에는 중국도 불법 다운로드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박스오피스 시장의 20~30% 수준까지는 빠르게 판권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시장은 95억 달러(약 11.6조원)로 예상되므로, 부가판권 시장은 3조원 전후로 기대하고 있다.

◆ 범아시아가 정답이다

한국의 최대 콘텐츠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한국기업들의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2008년 800만 달러(약 98억원)에 불과했던 중국향(홍콩 포함) 방송콘텐츠 수출액은 2014년 9200만 달러(약 1137억원)까지 증가했다.

6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한 액수다. 매년 50%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조금씩 준비해 오던 중국진출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공격적인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국내 기업들은 드라마, 예능, 영화, 콘서트, 공연 등 거의 전영역에서 다수의 콘텐츠들이 중국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다.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법인이나 독자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 콘텐츠를 제작해 방영, 개봉, 공연하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드라마만 7편, 영화 7~8편에 이른다. 국내 미디어콘텐츠 기업들의 중국시장 공략은 과거 단순 콘텐츠 수출에서 포맷수출, 합작 제작, 핵심인력 참여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이미 1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직은 국내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점진적으로 축적하고 수익모델을 검증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지금으로서는 국내기업들에 있어 중국 비즈니스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모든 시장이 그러하듯 중국도 결국 성장엔진이 약해지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이미 일부기업들은 ‘포스트 차이나’ 시장에 선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가 우선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들 시장은 매력적인 성장률과 더불어 아직은 문화산업에 대한 중요도 인지가 낮아 GDP 대비 콘텐츠 산업 비중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편이다.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중국 공략과 동시에 범아시아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뻗어나가는 종목에 주목할 시점이다.

CJ CGV의 현재 아시아 상영관 수는 252개로 파악된다. 그 중 한국 외 아시아 지역의 상영관 수는 중국 69개, 베트남 32개, 인도네시아 19개, 미얀마 4개로 총 124개에 이른다. 한국 상영관수 128개와 차이가 크지 않다.

특히 중국에서 올해 말 27개관을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어, 보수적으로 잡아도 상반기를 넘어서면 해외 상영관수가 한국의 상영관수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CJ E&M은 방송뿐 아니라 영화 콘텐츠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4년 한국의 흥행돌풍에 이어 2015년 중국판도 천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2015년 말 개봉한 베트남판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3개국에서 현지 영화로 개봉해 모두 성공한 유일한 한국영화가 바로 CJ E&M의 ‘수상한 그녀‘다. 올해 4월에는 일본판 개정이 예정돼 있고, 태국, 인도네시아, 독일에서도 현지 영화로의 리메이크를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에스엠은 자회사 드림 메이커(DREAM MAKER)를 통해 설립된 중국 현지 법인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중국 콘서트의 수익 구조를 직접적인 티켓 판매 모델로 점진적으로 바꿔갈 예정이다. 여기에 현지에 최적화된 아티스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활동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 NCT라는 신인 남자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이다. NCT라는 브랜드 아래 전 세계 각 도시를 바탕으로 각각의 팀이 순차적으로 데뷔하고 새로운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멤버 수의 제한이 없다. 이 같은 NCT 포맷을 활용해 한국, 일본, 중국외에도 동남아, 라틴 아메리카까지 겨냥한 팀을 데뷔시킬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잡은 영화·게임, 이제는 '범아시아'
정리=한경비즈니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시간 내서 보는 주간지 ‘한경비즈니스’ 구독신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