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제리너스, 스페셜티 매장, 일반 매장보다 매출 20% ↑
투썸플레이스, 차별화된 원두와 고급 디저트 '강점'
파스쿠찌, 강남·광화문 등에 '커피앳웍스' 론칭

[반격 나선 커피 전문점] '상위 7%' 스페셜티 커피로 승부
커피는 이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 코드다.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커피 전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수도 자연스럽게 늘었고 어느새 시장은 포화 상태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형 커피 전문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용적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저가 커피 전문점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파스쿠찌 등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4000원 이상인 가운데 빽다방은 1000원대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에 맞서 대형 커피 전문점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규정에 따라 제조한 고급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가 대표적이다. 한 대형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개인의 취향이 뚜렷해진 만큼 스페셜티 매장을 선보이며 고급화에 집중하는 커피 전문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커피는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SCAA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스페셜티 커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51%, 시장 규모는 약 320억 달러에 달한다.

◆ 엔제리너스

엔제리너스는 커피 고급화의 선두 주자다. 엔제리너스는 최상급 원두와 차별화된 로스팅 공법으로 프리미엄급 커피 메뉴를 선보이며 국내 대표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2014년 11월에는 커피 품질 감별가인 큐그레이더들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맞춤형 고급 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매장 1호점을 서울 광화문 세종로에 선보였다.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서는 큐그레이더가 고객이 선택한 원두를 취향에 따라 추출 기구를 선택해 손수 내려주는 맞춤형 핸드 드립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큐그레이더와 상품개발팀이 선정한 원두 3종을 매월 변경해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페셜티 매장인 세종로점은 지난해까지 일반 매장 제품과 스페셜티 제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지만 올해부터는 전 제품을 스페셜티 커피로 구성했다. 그만큼 스페셜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세종로점은 오픈 후 1년 기준으로 일반 매장 대비 전체 매출이 20% 정도 높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1월 12일 청계천과 명동에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고 고품질 커피 제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완벽한 커피 한 잔’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기호 조사를 통해 업무용 원두를 개선했다. 원산지도 기존 브라질·코스타리카·멕시코에서 과테말라·콜롬비아(슈프리모)·브라질 등으로 변경했고 큐그레이더가 엄선한 최고 품질의 아라비카 100% 원두와 최적의 블렌딩을 통해 깊고 풍부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케이크·초콜릿·마카롱 등 완성도 높은 디저트를 커피와 함께 선보이며 ‘디저트 카페’ 시장을 이끌었다. 베이커리 사업을 통해 쌓은 CJ푸드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커피 전문점에서 느낄 수 없었던 차별화된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커피의 기본인 원두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거듭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2014년부터 고객이 두 가지 원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원두 이원화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두 이원화 서비스는 두 가지 원두 중 고객이 선호하는 원두를 선택할 수 있게 한 운영 방식으로, 현재 일부 매장에서 우선 시행 중이다. 콜롬비아·과테말라 원두 등을 다크 로스팅해 깊고 진한 풍미의 ‘오리지널’과 에티오피아·케냐 등의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해 깔끔하고 산뜻한 ‘스페셜’ 두 가지 맛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커피와 디저트 전문성 등을 강화해 고객 반응을 살피고 브랜드 견인 역할을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오픈한 포스코 사거리점은 스페셜티 커피 메뉴인 ‘콜드브루(더치커피)’를 첫 도입한 매장으로, 디저트와 델리류 등을 보강해 커피와 디저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한 매장이다.

올해 2월에도 강남 신논현역 인근에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오픈했다. 신논현역점은 원두를 볶고 커피로 추출하는 과정을 고객이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는 로스터리 콘셉트의 매장이다. 로스터와 큐그레이더 등이 상주하며 고객에게 다양한 커피 지식과 스토리를 전달해 전문성을 더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신논현역점은 투썸플레이스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 매장”이라며 “이와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들은 차별화된 커피 역량을 부각시켜 향후 브랜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파스쿠찌

카페 파스쿠찌는 진한 풍미의 이탈리아 커피의 맛과 향을 전하는 130년 전통의 이탈리아 커피 전문점이다. 파스쿠찌는 19세기 말 커피 원두 사업을 시작했고 20세기 초 커피 원두를 주석 냄비에 볶아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드는 실험이 성공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2001년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파스쿠찌 이탈리아 본사와 브랜드 도입 계약을 하고 브랜드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직영점 47개를 포함해 총 40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파스쿠찌의 차별화 포인트 역시 고급화다. 이탈리아 정통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유럽 정통 카페 문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실제로 파스쿠찌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메뉴 및 베리에이션 메뉴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고객들이 쉽게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SPC그룹은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커피앳웍스’ 브랜드를 2014년 7월 론칭했다. 커피앳웍스는 세계 유명 커피 산지에서 생산되는 생두 중에서도 상위 7%에 해당하는 최상급의 생두만 사용한다. 매장은 강남·광화문·인천공항 등 주요 상권에 자리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커피앳웍스는 SPC그룹의 커피 분야 기술력을 집약해 선보이는 연구·개발(R&D)센터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라며 “앞으로도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는 물론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제품을 개발해 최상의 정통 커피뿐만 아니라 새로운 커피 문화를 꾸준히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비즈니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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