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안에 5위권 보장” 구글 플레이 전문…‘애플 앱스토어’는 불가능
“구글 플레이스토어만 가능, 건당 100원, 2주 안에 5위권 진입, 대형 게임사 다수 참여.”애플리케이션(앱) 마켓 ‘구글 플레이’의 순위 조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특히 조작 업체들은 애플 앱스토어는 조작이 불가하고 구글 플레이만 가능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한경비즈니스가 단독 취재한 결과, 최근 해외 계정 등을 활용해 구글 플레이의 다운로드 수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인기 순위를 높여 주는 전문 업체들이 대거 활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구글 플레이 순위 조작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앱 개발자로 위장해 순위 조작 업체 3곳과 접촉했다.
◆ “5위권 진입 1000만원”
일단 (순위 조작) 작업 대상은 구글 플레이로 한정됐다. 업체들은 본격적인 작업 논의에 앞서 하나같이 “애플 앱스토어에 대해서는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해 A 조작 업체 관계자는 “애플은 기본적으로 정책이 폐쇄적이고 순위 조작 등에 대한 관리가 철저해 어렵게 작업에 성공하더라도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구글은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운영 전략이 ‘구글=개방적, 애플=폐쇄적’으로 대표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글이 개방적이어서 순위 조작이 성행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구글이 ‘다운로드 숫자’를 공개하고 있는 점도 작업 대상으로 지목된 데 한몫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는 다운로드 수를 집계해 공개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 조작 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운로드 숫자를 집계해 (조작) 작업을 요청한 광고주에게 확인해 줘야 하는데 애플 앱스토어는 그것부터 어렵다”면서 “순위 등을 급상승시킨 뒤 그 상태를 이어 가는 ‘유지·보수’ 작업도 중요한데, 이 또한 다운로드 수가 집계돼야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결코 순위 조작 사실을 파악할 수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인 조작 업체도 있었다. C 조작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구글 플레이의 로직(논리회로)도 알고 있다”며 “자세한 방법은 밝힐 수 없지만 다운로드 이후에도 앱을 삭제하지 않아 구글은 작업된 다운로드 수를 그대로 진성 유저(실제로 앱을 이용하는 유저) 숫자로 인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작 작업 비용은 다운로드 건당 100원대였다. 개인 앱 개발자는 150원, 대행사는 100원 선으로 책정되지만 앱의 성향이나 내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작업은 보통 1000건 이상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업에 필요한 장비(단말기 등으로 추정)와 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1000건은 돼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설명이다.
작업 속도는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한 업체에 따르면 평일 기준 하루에 2500건, 한 달에 5만 건 정도씩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유형도 다양했다. 다운로드 숫자를 원하는 만큼 맞춰 랭킹 순위를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지정한 섹션(카테고리)의 순위를 보장해 주는 방법도 있었다.
B 조작 업체 관계자는 “지정 섹션 5위권을 보장하는 데 1000만원 정도”라면서 “작업 기간은 보통 2~3주 걸리고 이후 순위를 유지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순위는 보통 한 달 정도 유지되는데, 이는 다운로드 숫자를 늘릴 때에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작업 방법에 대해서는 다수의 업체들이 국내에서 수동으로 직접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했다. 일부 업체는 해외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조작 업체 관계자는 “해외 업체와 협약해 지원받은 계정을 이용해 직접 다운로드 받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해외 작업장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계정은 국내와 해외에서 별도의 제한 없이 만들 수 있는 만큼 단순히 계정 생산을 위해 해외 업체와 협업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구글 “정책 개선 나설 것”
순위 조작 요청이 가장 많은 분야는 모바일 게임 업계였다. 게임 출시 초반 앱 마켓 상위 순위에 올라 기선을 제압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C 조작 업체 관계자는 “회사 규정상 광고주를 밝힐 수는 없지만 어제도 한 대형 게임사에서 작업을 문의했다”며 “보통 초반에 10만 건 정도 바짝 올려 부스팅 효과를 극대화한 뒤 1000건씩 진행하면서 순위를 유지한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체 앱 마켓 순위 조작 등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구글 플레이만 표적 삼아 순위를 조작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사실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의 공정한 순위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순위 조작 등과 관련해 추가적인 정책을 도입해 나갈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날로 다양해지는 마케팅 방법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협력 업체 등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비즈니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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