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경영 정상화 이루며 두산DST 인수}
한화테크윈 “국내를 넘어 해외로”
(사진) 경기도 서울공항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5)’에 설치된 한화테크윈 부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2015년 7월 삼성에서 한화로 옷을 갈아입은 한화테크윈이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이루며 글로벌 방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테크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7.77% 늘어난 317억원을 기록, 전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6.74% 증가한 6427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항공·방산 부문 국책 사업과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 기인했다. 또한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줄었고 원가도 절감되는 등 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금융 투자 업계는 한화테크윈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며 실적 호조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으로 전년 동기 1100원 대비 우호적이었다”며 “수주 잔액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항공 엔진, 지상 방산 부문은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교보증권의 추정치 및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방산 부문은 올해 2분기부터 폴란드 수출 물량에 이어 인도·터키 등 추가 수출에 대한 가능성까지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위산업과 정밀기계 분야 시너지 확대

한화테크윈은 항공·방위산업에 사용되는 엔진류 및 기계·로봇·보안 시스템, 정보기술(IT) 솔루션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1977년 삼성정밀공업으로 창립, 1987년 삼성항공산업주식회사로 사명이 변경됐고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바뀌었다.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한다는 결정이 발표됐고 이듬해 7월 간판을 지금의 한화테크윈으로 바꿔 달았다.

한화로 옷을 갈아입고 난 후 방위산업 및 정밀기계 분야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시큐리티, 에너지·산업용 장비, 방위산업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로봇·제어 분야의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항공·방산 부문은 국내 유일의 차세대 전투기 엔진을 생산하고 한국형 헬기 엔진 개발력을 지녀 ‘국가 대표 방위산업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K9 자주포’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 엔진 분야는 축적된 고신뢰성의 초정밀 터보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압축기와 발전기 등 에너지 장비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조선해양용 에너지 생산 장비인 가스압축기와 발전기 등의 핵심 에너지 장비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회사가 보유한 다채로운 기술을 종합적으로 접목해 고성능 드론을 개발했다. 1회 비행 시 최대 1.2헥타르(1헥타르=약 3000평)에 방제가 가능한 고성능 방제 드론을 출시해 드론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한화테크윈 “국내를 넘어 해외로”
◆"2020년까지 매출 5조원 돌파"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7월 ‘글로벌 항공 방산 및 첨단 장비 솔루션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새 비전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돌파하고 2025년에는 매출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김철교 당시 사장(현 민수사업부문 대표)은 “한화테크윈은 한화그룹의 핵심 성장 축인 기계·방산 부문의 주력 회사로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장기 비전 달성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두산DST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첫 포문을 열었다. 지난 4월 8일 한화그룹과 두산그룹은 한화테크윈이 두산DST 지분 100%를 6950억원에 사들인다는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DST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대공·유도무기체계 등을 생산하는 방위사업체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화테크윈이 두산DST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거래를 승인했다고 지난 5월 11일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의견 등을 검토한 결과 합병에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부 승인에 따라 한화테크윈은 이달 말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신고 심사만 남겨 놓고 있어 올 2분기쯤에는 최종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테크윈은 두산DST 인수를 통해 기존의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한화탈레스) 중심에서 기동·대공무기체계, 발사대 체계 및 항법 장치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한화그룹 또한 그룹 4대 성장 축의 하나인 기계·방산 부문을 한층 강화했다. (주)한화의 탄약·정밀유도무기, 한화탈레스의 지휘 통제 및 감시·정찰체계, 한화테크윈의 포병 장비 및 항공기 엔진과 두산DST의 기동 무기 및 대공·유도무기체계까지 갖추게 돼 종합 방산 부문 포트폴리오를 지녔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양수가 마무리되면 100% 자회사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연결된다”며 “한화그룹은 (주)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두산DST를 합치면 매출 4조8000억원이 넘는 거대 방산 그룹으로 변신한다”고 말했다.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