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여파로 대규모 미분양…‘착한 가격’ ‘맞춤 평면’ 내걸고 총력

GS건설이 인천시 영종하늘도시에서 ‘스카이시티자이’를 선보인다. 2009년 ‘영종자이’를 분양한 지 7년 만에 영종도 재입성이다.

지난 5월 17일 영종도를 찾았다. 영종역 1번 출입구로 나오자 환승센터 앞에 정차된 버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인근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던 운전사 중 한 명이 “10분 뒤 출발한다”고 말했다. 운전사 대부분이 영종도 주민인 만큼 스카이시티자이 분양 소식도 이미 알고 있었다.

“GS건설이 짓는데 잘 팔리겠죠”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영종자이 분양에 실패했던 것처럼 기껏해야 (계약률) 30% 정도 예상한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렸다.

사실 영종자이는 영종도의 대표적인 분양 실패 사례로 꼽힌다. 계약자 429가구가 입주하지 않고 무더기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금융 위기 여파로 당초 계획됐던 개발 호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때문이다. 영종자이는 아직도 일부 대형 평형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7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던진 GS건설은 과연 명예 회복에 성공할까.
‘영종도 재도전’ GS건설, 7년 전 악몽 깰 수 있을까
(사진) 인천시 영종하늘도시에 들어서는 ‘스카이시티자이’ 공사 현장. 김기남 기자

◆선호도 낮은 중대형 ‘약점’

223번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자 포클레인 5대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이곳에 들어서는 스카이시티자이는 지하 2층~지상 31층, 10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91~112㎡, 총 1034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은 ▷착한 가격 ▷영종도 맞춤 평면 구성 ▷개발 호재에 따른 투자 가치 등을 스카이시티자이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현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무더기 분양 계약 해지 사태를 빚었던 영종자이의 계약자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며 “당시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 연륙교 건설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2014년 개통될 것처럼 부풀려 광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먼저 스카이시티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90만원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주변 단지들의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2단지’는 3.3㎡당 899만~972만원(84㎡ 기준),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는 917만~998만원(101㎡ 기준), ‘영종 힐스테이트’는 981만~1070만원(83㎡ 기준) 선이다. 주변 단지들이 7년 전 분양했고 스카이시티자이는 새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착한 가격’이라고 할 만하다.

반면 ‘영종도 맞춤 평면 구성’에 대한 평가는 조금 다르다. GS건설은 “영종도에서 중대형 선호도가 높은 것을 감안해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실속형 준중대형 평면 구성을 선보였다”며 홍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영종도에서도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중소형이 인기”라면서 “중대형을 선호하는데 영종자이는 왜 대형만 남아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S건설은 마치 일부러 중대형 평면으로 구성한 것처럼 말하는데 스카이시티자이의 토지(A39블록) 자체가 개발계획상 중대형 자리”라고 귀띔했다. 토지이용계획도를 확인한 결과 영종하늘도시 택지개발지구는 블록별로 공동주택(아파트)의 규모로 구분돼 있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산 땅 자체가 중대형을 짓는 자리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했다. 어쩔 수 없이 선호도 낮은 중대형으로 짓게 된 GS건설이지만 고민한 흔적은 엿보인다. 전체 용적률 안에서 최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평면을 나눈 것이다.

최대 규모는 112㎡. 소비자들이 112㎡까지는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GS건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탄생한 것이 스카이시티자이의 91·98·112㎡ ‘준중대형’ 틈새 평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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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호재는 꼼꼼히 살펴야…

마지막으로 개발 호재 부분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기간 표류한 제3 연륙교 건설은 지난해 말 기본 설계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면서 시동을 걸었다지만 유료화 여부 등에 대한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착공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공항철도 영종역도 지난 3월 추가 개통되면서 서울역까지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게 됐지만 수도권 통합 요금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효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 밖에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종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 3곳 중 하나인 미단시티는 카지노 허가권을 가진 홍콩 리포그룹이 지난 3월 사업을 포기했다.

한편 영종도에는 스카이시티자이의 할인 분양 가능성을 점치며 관망세를 보이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영종도에서는 영종자이를 비롯해 할인 분양을 많이 했어요. 당연히 제값 주고 분양 받은 입주민들의 반발도 컸죠. 입주민이 할인 분양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해 이슈가 된 곳도 저기 보이는 ‘○○아파트’잖아요. 스카이시티자이라고 다르겠어요.”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한 아파트 단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유를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단 할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준공 후까지 미분양이 남아 있다면 떨이로라도 팔고 끝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며 여지를 남겼다.

스카이시티자이의 청약 일정은 5월 25일 특별 공급을 시작으로 26일 1순위, 27일 2순위다. 당첨자 발표는 6월 2일, 계약은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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