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신체적 특징, 정서 반영한 화면 구성...매달 10% 이상 시청견 증가} "(사진) 해피독TV를 시청 중인 강아지. /해피독TV 제공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마치 TV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청견(犬)의 귀에는 이미 TV 속 주인공의 모습과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몰입도가 대단하다.
시청자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TV만 보게 만든다 해서 ‘바보상자’로 불렸던 TV 방송이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도 홀리고 있다. 개가 TV를 시청한다는 건 이제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만 해도 4만마리 이상의 시청견(犬)을 확보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 선진국인 미국에서만 100만 마리 이상의 유료 가입자들이 방송을 시청 중이다.
사람이 보는 TV나 개가 보는 TV나 뭐가 다를까 싶지만, 화면 구성부터 색감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주인이 외출하는 동안 혼자 집에 남아 있을 반려동물이 불안함을 덜 느끼도록 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콘텐츠가 구성돼 있다.
개의 시야와 시각을 고려한 카메라 앵글은 물론 개들은 적녹색맹임을 감안해 미세하게 색감을 조정했다. 화면을 통해 다른 개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과 함께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 지켜보는 개는 집안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집 밖에서 다른 친구들과 뛰어노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국내에 개를 위한 TV가 처음 상륙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이스라엘의 미디어그룹 자스민이 설립한 ‘도그TV’다. 2010년 미국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현재는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방송을 시작한 나라다. 2015년 7월 집계 기준으로 4만여명이 ‘월 8000원’의 유료 가입자로 등록돼 있다.
국내방송사로는 지난 2014년 론칭한 ‘채널해피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수의학 전문의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와 정서를 콘텐츠에 십분 반영했다. 도그TV보다 2년 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유료방송 가입자 3000명으로 매달 10% 이상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애견분야에서 또 다른 한류를 이끌어가고 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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