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리베이트 근절하려면
{‘CEO 따로, 현장 직원 따로’여선 안 돼}

[박주성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전무] 최근 제약 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또다시 불거졌다.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A사와 B사가 관계 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에서 병원이나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두 차례 적발되면 해당 제품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리베이트 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리베이트 관행이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윤리 경영, 내재형 문화로

제약 업계에서는 협회 차원에서 ‘윤리헌장’을 선포하고 ‘기업윤리강령’을 채택한 바 있다. 기업들은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윤리 경영을 위한 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준수 프로그램은 제약 산업과 연관된 제약 제조, 유통, 의료 기기 기업 등에서 정부의 리베이트 관련 규정 준수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관련 규정과 내부 프로세스 등을 망라한 윤리 준수 내부 통제 시스템이다. 하지만 제약 업계의 오랜 관행이 단시간 내에 일소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는 최근 ‘윤리 경영에 대한 도전’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윤리 경영 준수 프로그램이 단순한 규정에 근거한 형태에서 윤리와 진실성에 집중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교정과 사전 가이드 전파 및 확인, 규정 이행만을 요구하고 제재하는 강행적인 문화에서 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특정 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전사적인 차원에서 각 프로세스별 위험도를 파악하고 고위험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테스트 등 실질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윤리 준수를 내재화하기 위해 현장 실무진에게 실질적이고 변별력 있는 윤리 경영 운영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상 체계가 적용돼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시된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 기업의 상당수가 윤리 경영에 대한 보상을 성과 평가 체계에 고려하고 있는데, 현장 동료끼리 윤리 경영에 대한 상호 평가와 보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실질적인 운영의 효용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들이 윤리 경영 운영 과정에서 중간 경영진 이하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jspark@deloit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