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Based on “Whose Innovation Performance Benefits More from External Networks: Entrepreneurial or Conservative Firms?” by William E. Baker, Amir Grinstein and Nukhet Harmancioglu(2016, Journal of Product Innovation Management, 33(1), pp. 104~120) (사진) 앨런 조지 래플리 P&G 전 CEO. /연합뉴스
◆ 연구 목적
프록터앤드갬블(P&G)의 앨런 조지 래플리 전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기업들은 기업의 크기 및 글로벌한 정도와 상관없이 기업 스스로 충분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공급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과 같은 외부 네트워크, 기업 내 다른 부서 및 계열사와의 협력이 그 대표적인 이유다.
과거 연구들은 조직 외부로부터 도입한 요소들을 이용해 내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외부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이 특정 기업들에 더욱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명료하게 밝혀진 것은 없었다. 따라서 이번 논문은 경영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기업들이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 연구 주제
이번 연구는 실증 분석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이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띤 기업과 능동적이며 기업가 정신을 갖고 위험을 감내하는 기업 중 어떤 기업에 더욱 효과적인지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결정하는 척도로 기업가정신지수(EO : Entrepreneurial Orientation)를 이용했다. 기업가정신지수가 낮을수록 기업은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설정한 가정과 두 가지 가설은 다음과 같다.
실증 분석은 외부 네트워크에서 얻은 정보를 잘 활용할수록 기업의 혁신 성과가 크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가설 1은 EO가 높을수록 외부 네트워크 활용성과 기업의 혁신 성과 사이에 있는 양의 상관관계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가설 2는 기업의 크기가 클수록 EO와 외부 네트워크 활용성 사이에 있는 음의 상관관계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 연구 결과
미국 기업 고위 관리자 및 중간 관리자급 임직원 1만25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그중 3534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10인 이하 초소형 기업에 재직 중인 관리자와 정부에서 재직 중인 관리자들의 응답을 제외하고 1978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기업가 정신, 외부 네트워크 활용도, 혁신 성과에 대한 측정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기업가 정신은 1983년 밀러에 의해 개념화되고 1989년 코빈이 최초로 측정한 EO를 사용했다.
외부 네트워크 활용도는 2012년 바오가 사용한 ‘외부 전문가와의 연결성 지수’, 2007년 오젠이 활용한 ‘기회 인식을 위한 외부 네트워크의 사용지수’가 함께 적용됐다. 혁신 성과는 2005년 아투아헨, 1998년 첸디 등의 연구에서 사용된 방법을 활용했다.
새로운 제품이 얼마나 많이 경쟁사에 비해 매출을 신장시켰는지, 얼마나 자주 새롭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출시했는지 등을 통해 혁신 성과를 측정했다.
이 밖에 응답자의 지식과 지위, 응답자가 재직 중인 기업의 연혁, 산업, 고객군, 제품 가격, 제품의 차별성, 시장 안정성, 기술 변화 정도, 경쟁성 정도 등이 공변량으로 사용됐다. 위에 측정된 변수들을 이용해 최우추정량에 기반을 둔 회귀 분석을 실시해 가설을 검증했다.
◆ 연구 결과
분석 결과 ‘EO가 높을수록 외부 네트워크 활용성과 기업의 혁신 성과 사이에 있는 양의 상관관계가 약화된다’는 가설 1과 ‘회사의 크기가 클수록 EO와 외부 네트워크 활용성 사이에 있는 음의 상관관계가 약화된다’는 가설 2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낮은 EO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높은 EO를 갖고 있는 기업에 비해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혁신 성과가 더 높을 수 있다. 더욱이 가설 1에서 검증하는 EO가 가지고 있는 효과는 중소기업에 암시하는 바가 더 크다.
◆ 시사점
이번 논문은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기업들이 혁신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의의를 지닌다.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혁신은 필수적이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회사들은 외부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보수적인 기업이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패스트 팔로워가 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특히 보수적인 기업들 중에서도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보다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더 큰 혁신 성과를 낼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사보다 더 큰 시장 지배력이나 자원을 보유한 대기업과 경쟁할 수도 있다.
특히 자금 운용의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에는 보수적으로 기업 문화가 고착되기 쉬운 경향이 있어 적극적인 혁신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중소기업들이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은 실무적으로도 암시하는 바가 크다. 자체적으로 혁신할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외부 네트워크를 적절하게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혁신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gwangsukkim@kr.kpm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