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대응방안]
{‘차이나센터’ 운영…‘선강퉁 경연 대회’…‘선전 시세 라이선스’ 취득도}
증권사 “선강퉁 준비? 이미 끝났다”
(사진) 선전증권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올해 초부터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선강퉁 연내 시행’에 대한 의지를 잇달아 표명하고 홍콩거래소도 선강퉁 시행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선강퉁 출범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선강퉁은 중국 본토의 선전과 홍콩 거래소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자본시장 개방 조치 중 하나로, 선강퉁이 시행되면 국내 투자자들도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앞서 2014년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경험하면서 급격한 상승을 노리긴 어렵지만 선강퉁 출범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4년 후강퉁 출범 직후 중국 증시는 200%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선강퉁 시행설이 퍼졌을 당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 급등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선강퉁을 비롯한 중국 증시 투자 전략 수립에 바쁜 이유다.

◆ 삼성증권, 중국 최대 ‘중신증권’과 전략적 제휴

삼성증권은 선강퉁 출시와 관련해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폭넓은 리서치 정보를 확보했다. ‘차이나센터’를 통해 리서치센터, 중국 현지 사무소, 고객전략실 등 사내 곳곳의 정보와 외부 자문단의 중국 정보를 통합 관리해 고객들에게 전달 중이다.

또한 삼성증권은 선강퉁이 시행되면 관련 종목에 대한 자료집도 발간해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프라이빗뱅커(PB)들이 직접 선전을 방문해 현지 증시 분위기를 체험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선전 A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 포커스’ 등 선강퉁 투자 상품을 판매 중이다.

◆ 하나금융투자, 중국통 애널리스트만 4명

하나금융투자는 중국 관련 리서치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통 애널리스트만 4명이 포진해 있고 과거 ‘하나 중국1등주’ 상품 시리즈를 이끈 멤버들이 다가오는 선강퉁 시장에 대한 분석 및 전략을 준비해 놓았다.

또한 하나금융투자는 선강퉁에 대비해 해외 증권 주문 시스템을 구축, 선강퉁 시행 즉시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금융투자 중국통 애널리스트는 “선강퉁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회전율,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냉철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며 “선전거래소 신경제 업종 대표 종목과 기존 외국인 투자자가 선호한 종목, 본토 대비 저평가된 중소형 홍콩 우량주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차이나 데스크’ 통해 차별화된 분석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증시 및 채권 전문가로 구성된 ‘차이나 데스크(2015년 3월 출범)’를 중심으로 선강퉁에 대비하고 있다. 주간 ‘차이나 포커스’와 월간 ‘신한 중국 비서’를 발간해 중국 시장 동향과 기업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월 1회 중국 출장, 연 40여 개 이상 기업 탐방 등 발로 뛰는 리서치로 중국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중국 증시에 투자할 때에는 위안화 변동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환율 변동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은 국내 투자와 달리 구체적인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투자 대상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유안타증권, 선강퉁 스터디

유안타증권은 이미 2015년부터 선강퉁에 준비해 왔다. 선강퉁 기업 개요, 선강퉁 가이드북, 선강퉁 유망 종목 100선 등 선강퉁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 유안타그룹과 협력해 선전 시장에 상장돼 있는 유망 기업 탐방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말에는 선전거래소와 선전 현지 주요 기업 탐방을 진행했다.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선전 시장은 상하이 시장과 달리 중소형 종목과 기술주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일명 선강퉁 펀드라고 불리는 ‘중국 본토 중소형주 펀드’를 이미 출시했고 선전 시장에 상장된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선강퉁랩(가칭)’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 한국투자증권, 시세 서비스와 주문 서비스 준비

선강퉁 출범에 대비해 시세 서비스 및 주문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시장에만 집중해 투자하기보다 비과세 해외 펀드 계좌를 활용해 선진국 펀드 등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추천 펀드 상품으로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 포커스’와 ‘삼성 누버거버먼 차이나’등을 꼽았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 전무는 “선강퉁 시행 기대 및 중국 경제 개혁의 수혜 업종인 중소형주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 미래에셋대우, 국내 최초 직접 시세 라이선스

미래에셋대우는 선강퉁과 관련해 선전거래소와 국내 최초로 직접 시세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자체 원장 구축을 통해 고객 맞춤형 주문 화면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헬스 케어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건강 중국(大健康 中國)’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2013년 3조 위안의 헬스 케어 산업을 2020년까지 8조 위안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해영 미래에셋대우 글로벌 투자전략부 차장은 “인수·합병(M&A)이 활발하고 의사 결정이 빠른 중국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분기별로 실적과 현황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NH투자증권, ‘해외 주식 사관학교’에서 집중 교육

NH투자증권은 특별한 사내 교육과정을 통해 선강퉁에 대비해 왔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총 6회에 걸쳐 240여 명의 영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주식 사관학교’를 진행한 것이다.

해외 주식 사관학교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의 모든 것’, ‘중국의 역사와 문화 및 투자 전략’, ‘글로벌 ETF 안내 및 투자 전략’ 등 3가지 주제에 대해 집중 교육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중국 자오상증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보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리서치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또한 지난해 2월 24일 업계 최초로 ‘선강퉁 관심 종목 30선’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했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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