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불황(recession)’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국가가 이 기준을 불황 여부 판단에 적용한다.
미국은 다르다. 미국에선 전미경제조사국(NBER)에서 불황을 판단한다. 많은 전문가들도 NBER의 결정을 참고한다. NBER는 여러 지표를 종합해 불황 여부를 판명한다. NBER에서 사용하는 지표들은 월별 GDP와 실질 도·소매 판매, 산업 생산, 이전 지출을 제외한 개인 소득, 고용 지표(근로시간 및 근로자 수 모두 고려) 등이다. 이 지표들의 최근 움직임은 어떨까.
NBER에서 불황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지표의 정확한 산식은 알 수 없다. 여기서는 각 지표의 시작점을 100으로 환산해 이들의 산술 평균값을 지수로 활용했다.
이 NBER 경기 판단 지표의 흐름을 보면 1985년 이후 30년간 이 지표가 전년 대비 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면 불황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월 기준으로 현재는 2.1%로 2%보다 높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2%를 밑돌지가 관심이다. 미 중앙은행(Fed)에 달렸다.
금융 위기 이후 이 지수가 2%를 밑돈 적이 있다. 2013년이다. 시퀘스터(재정 긴축) 발동으로 재정 절벽에 따른 재정지출 축소로 실물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던 때다.
Fed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2012년 9월, 12월에 각각 모기지 채권 및 국채 무제한 매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하반기에는 실물 및 금융 지표가 빠르게 안정됐다. Fed의 조기 진화 효과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짜증이 만들어 낸 현상이다. 아직은 실체가 없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조치로 짜증의 싹을 조기에 잘라버릴 수 있다면 위기의 불꽃은 빠르게 진화될 수 있다. 브렉시트, 두려울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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