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을 잡아라”
메르세데스-벤츠가 돈 안 되는 온라인·모바일에 투자하는 이유

[배정희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 메르세데스-벤츠는 2014년 그 어떤 신차보다 비중 있게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라는 모바일 기반의 사용자 서비스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 이후 지금까지 ‘커넥트·어시스트·파이낸스·인스파이어·무브(Connect·Assist·Finance·Inspire·Move)’ 등 각 테마별로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투자지표 ‘ROE’
◆ 고객 데이터로 신규 수익 모델 창출

메르세데스의 이 같은 발상은 가상에서든 현실에서든 메르세데스 차량의 소유 여부 또는 자동차 이용 유무에 상관없이 메르세데스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연속적이고도 통합적으로 일관성 있게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에서 비롯됐다. 이는 단순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하이엔드 마케팅 그 이상이다.

그런데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자동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고 ‘메르세데스 미’ 내의 서비스 중 뚜렷한 수익 모델이 몇 가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회사는 적어도 수천억원이 드는 투자를 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전통적 관점의 마케팅 투자수익률(ROI)로는 설명이 안 되는 무모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회사가 보고 있는 투자의 지표가 ROI가 아니라 ROE(Return on Experience)’라는 데 있다.

고객의 경험을 제고함으로써 고객 만족과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차원을 넘어 고객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자동차 산업의 ROE 전략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junbae@deloit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