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발표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속보치 전문가 예상치에 훨씬 못 미쳤다. 경기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초 이후 지속돼 온 불황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29일 발표된 미국 2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정확히 말하면 추정치다. 기업 투자와 재고, 순수출 관련 6월 데이터가 다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관련 데이터는 추정치를 사용한다.
기집계된 데이터도 잠정치가 많아 확정치와 숫자가 크게 다를 수 있다. GDP 성장률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미국 GDP 성장률과 관련해 최근 불만이나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도 통화나 재정 정책과 관련해 성장률이 미치는 영향이 민감한 시점에 속보치와 확정치 간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조사부(BEA)는 GDP 성장률을 둘러싼 변동성을 배제하고 GDP에 내재된 미국 내부의 수요 모멘텀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2015년부터 새로운 지표를 내놓았다. 바로 ‘실제 국내 민간 최종 구매 소비(RPDFP : Real Private Domestic Final Purchases)’다. BEA는 이 지표에 대해 21세기 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보다 좋은 방법이라고 자평했다.
RPDFP가 GDP보다 미국 내 경기를 잘 반영하고 있을까. 미국 투자자들이 많이 참조하는 지표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콘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를 표준화해 합산하면 기업과 가계의 수요 지표가 나온다.
이 합산 지표가 GDP와 RPDFP 중 어느 쪽과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보면 RPDFP의 유용성을 검증할 수 있다.
상관계수는 RPDFP가 0.68로 GDP의 0.59 대비 더 높았다. RPDFP가 실제 경기를 더 잘 반영한다는 의미다. 2분기 GDP는 1.2% 성장에 그쳤지만 RPDFP는 2.7% 증가했다.
GDP를 중시하는 미 중앙은행(Fed)은 금리 인상을 지연할 수밖에 없지만 투자자는 미국 소비 모멘텀에 집중하면 된다. 2분기 미국 GDP, 뜯어보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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