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 국산 무기 전력화 성공하자 수출길 열려
국방 예산도 해마다 늘어나 호재
국내 최대 규모 ‘방위산업전’ 열려
(사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9월 7~10일 열린 ‘2016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지상군 전문 전시회인 ‘방위산업전’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9월 7일 열렸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해외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해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해외 수출에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4년 이후 격년제로 열려 올해로 2회째인 ‘2016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16)’은 국내외 방산업체 250여 개가 참여했다.

국내 첫 방산업체인 풍산그룹과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불리는 한화그룹을 비롯해 국내 독자 개발 헬기를 보유한 한국항공우주(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이 참석했고 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등 총 35개국 방산업체가 참가해 첨단 제품을 선보였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총출동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로 최근 국내 방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한화그룹은 (주)한화·한화테크윈·한화텔레스·한화디펜스 등 방산 계열 4개 회사가 이번 전시회에 총출동했다. 2015년 그룹사로 편입된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 올 4월에 편입된 한화디펜스(구 두산DST)는 최첨단 무기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산·화약·기계·무역’ 등의 4개 부문으로 나눠 운영되는 (주)한화의 방산 부문은 ‘탄두·신관·추진기관’ 등의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지능형 탄약을 비롯해 230mm급 다연장 ‘천무’와 같은 유도무기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천무는 표적의 성질과 형태에 따라 다양한 탄종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 항공 산업을 선도하는 KAI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산학연 협력을 통해 개발한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의 실물기와 다양한 수리온 파생형 헬기를 전시했다. 또한 최대 항공기 체계 개발 사업인 KF-X와 미국 수출형 항공기 T-50A, 육군에서 운용 중인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 및 차기 군단 무인기도 선보였다.

KAI는 수리온을 기반으로 해병대 상륙 기동 헬기, 의무 후송 전용 헬기 개발을 통해 국군과 정부 기관의 노후한 외산 헬기를 대체하고 헬기 수출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육해공 전장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온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등 정밀유도무기를 필두로 차기 대포병 탐지 레이더, 차기 국지 방공 레이더 등 감시 정찰 장비와 수출형 SDR(소프트웨어 기반 무선데이터 전송 제어 기술) 무전기 등의 통신 장비를 선보였다.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은 “LIG 넥스원이 보유하고 있는 종합 방위산업체로서의 기술 역량과 지상 전장 통합 솔루션을 국내외 고객 및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 참여했다”며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세계적 수준으로 발달한 대한민국 최첨단 무기 체계의 수출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력화에 성공한 국산 무기 해외 수출
국내 최대 규모 ‘방위산업전’ 열려
그동안 국내 방위산업은 90%가 넘는 내수 의존도를 기록하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전력화에 성공한 국산 무기의 해외 수출이 이어지면서 2011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출 활성화 시기를 맞았다.

2010년 11억88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방산 수출 규모는 이듬해 두 배로 껑충 뛰어오른 23억8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사상 첫 30억 달러를 넘어선 34억1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2014년에는 최대 규모인 36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화테크윈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국가 대표 무기 ‘K-9자주포’를 터키·폴란드에 수출했다. 한화테크윈은 현재 인도 및 북유럽 국가 등을 상대로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14년부터 국내 전력화가 시작된 현대로템의 ‘K-2전차’는 터키에 기술수출 형식으로 수출했고 최근 유도무기 분야에선 LIG넥스원이 중동 지역에서 수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KAI는 ‘KT-1 기본훈련기’를 인도네시아·터키·페루·세네갈에 수출했고 ‘T-50 고등훈련기’를 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이라크 등으로 수출했다. 현재는 보츠와나·페루·태국 등으로의 수출 계약을 타진 중이다.

정부의 수주 의존도가 높은 방위산업의 매출액은 국방 예산과 함께 움직인다. 2011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국방 예산과 달리 국내 국방 예산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방부가 발간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방 예산은 38조7995억원으로 37조456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3.58% 늘어났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방산업체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방 예산”이라며 “한국은 지정학적 특수성 때문에 국방 예산이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분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적으로 국방 예산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규모 ‘방위산업전’ 열려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