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⑮ 교보생명]
[교보생명] 신용호 창업자의 ‘교육·인문 경영 철학’…1981년 교보문고 오픈해 ‘화제’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60년 가까이 한국 생명보험 시장을 이끌어 온 교보생명의 시작은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신용호(사진) 창업자는 서울 종로1가의 2층짜리 건물에 교보생명의 전신인 ‘태양생명보험주식회사’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전쟁의 상처로 피폐했던 시절이었다.

전쟁 후 먹고살기 힘든 가운데서도 어떻게든 자식 교육에 투자하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보고 ‘교육보험’을 생각했다. 그해 7월 ‘대한교육보험’으로 상호를 교체했다.

독립운동가 아버지를 둔 신 창업자는 어려서부터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학교에도 가지 못할 만큼 유달리 몸이 약했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밤이 되면 각종 철학서·고전·사서 등을 닥치는 대로 섭렵했다.

이런 창업자의 영향으로 교보생명은 보험 산업뿐만 아니라 인문학에도 높은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 문화가 자리 잡았다.

1981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대한교육보험빌딩이 우뚝 서면서 그 지하 자리에 어떤 상업시설이 들어올지 관심을 두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신 창업자는 이 자리에 수익 창출이 불투명한 ‘교보문고’를 열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금은 광화문의 명물이 된 ‘교보문고 글판’ 또한 신 창업자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다. 신 창업자는 1995년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 자리를 지키다 2003년 타계했다.

신 창업자의 뒤를 이어 2남 2녀 중 셋째이자 장남인 신창재 회장이 경영을 물려받았다.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1993년부터 아버지의 호를 딴 ‘대산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일종의 경영 수업을 받았다.

신 회장은 2010년 지병으로 사망한 고 정혜원 봄빛여성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중하(35)·중현(33)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인 중하 씨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금융사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교보생명 자회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차남인 중현 씨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현재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신 회장은 2013년 박지영(41) 씨와 재혼했다. 박 씨는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대외협력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신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태다. 지분 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 슬하의 두 자녀는 물론 배우자 역시 교보생명의 지분이 전혀 없다.

현재 신 회장은 교보생명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사촌 동생인 신인재 씨와 누나인 신경애·신영애 씨가 총 5.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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