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가치관]
“아버지 세대가 자녀 세대 일자리를 뺏는 건 아니다” 62.4%
[대한민국 50대 리포트] 내년 대선 화두는 ‘성장과 일자리’ 43.7%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2017년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향후 5년 동안 국정 운영을 책임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연령대는 바로 50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당시 50대의 투표율은 82%를 기록했다. 50대는 대선과 총선 때마다 평균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자랑해 그들의 가치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곧잘 사용되곤 한다.

◆‘불평등 해소’는 18.7%에 불과

그러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50대는 내년 대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한 50대들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43.7%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특히 여성은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뒤를 이어 ‘소통과 화합’이 26.4%로 집계됐고 ‘불평등 해소’는 18.7%를 기록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남북 평화와 통일’, ‘세대교체’가 각각 5.7%, 3.2%를 차지했다.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50대는 선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연령층”이라며 “50대의 대선·총선 투표율은 늘 평균보다 높았기 때문에 다음 대선 때도 분명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장은 이어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 층인 50대는 퇴직을 앞두고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연령대여서 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며 “향후 정책적인 대안과 추진을 할 수 있는 대선 후보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0대는 보더라인(border line)에 있는 세대여서 보수적인 성향도 있지만 50대 초반 중엔 야당 지지자들도 많다”며 “50대의 투표 성향이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 성격을 가진 게 최근 현상이기 때문에 이들의 투표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라며 “50대에겐 분배·복지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장이 중요하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좋은 복지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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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충분한 준비 후 이뤄져야

50대는 과연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남북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루빨리 통일돼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8.3%에 불과했다. ‘충분한 준비 후 통일돼야 한다’는 답변이 62.8%를 차지했고 ‘통일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3.7%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 50대 여성이 남성보다 통일에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성 응답자의 20.2%는 통일에 반대한다고 답해 하루빨리 통일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7.4% 포인트 높았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 겸 극동문제연구소 실장은 “50대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레 분단된 조국과 통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비록 분단의 비극을 직접 체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자식들에게 분단된 조국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이념적 좌우를 모두 수용할 수 있어 이념으로부터 덜 영향을 받는 50대는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기여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정치사회의 부족한 통일 준비 역량 때문에 실망하다 보니 그만큼 낙담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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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일자리 위협” 73.0%가 공감

50대는 대한민국에서의 삶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보통’이 40.4%, ‘대체로 만족’이 28.8%였다. ‘매우 만족’은 1.4%에 불과했고 ‘대체로 불만족’, ‘매우 불만족’이 각각 22.8%, 6.6%를 기록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50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큰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 타났다. 전체 여성 응답자의 24.4%가 불만(대체로 불만족+매우 불만족)을 표한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10% 포인트 높은 34.4%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50대가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강원·제주 지역은 41.7%가 대한민국에서의 삶에 만족(대체로 만족+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35.1%, 대전·충청과 광주·전북·전남 지역은 각각 33.3%로 나타났다.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만족한다는 응답이 30%를 밑돌았다.

또한 50대는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 없는’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10년 후 예상 1인당 국민소득을 물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50.7%)이 3만 달러에 머무를 것이라고 답했다. 4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답한 비율은 17.6%였고 이와 반대로 2만 달러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16.6%였다.

나이별로 보면 50대 초반이 50대 후반보다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50대 초반은 28%, 50대 후반은 23.1%가 2만 달러 내지는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50대 후반 중 25%는 향후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 내지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버지 세대가 자식 세대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62.4%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73.0%가 공감했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젊은 층의 취업이 쉬운 편인데 이는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면서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대 간의 직업별 영역을 나눠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조언했다.
[대한민국 50대 리포트] 내년 대선 화두는 ‘성장과 일자리’ 43.7%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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