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국유기업 개혁·기업 감세 맞물려…올 초 이후 상하이종합지수 4% 상승

[한경비즈니스=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 부장] 중국 증시의 기반이 견고해지고 있다. 올 초 이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약 4%의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는 점진적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완만한 경기 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교역 확대 등의 영향이 중국 국유기업 중심의 공급 개혁 및 기업에 긍정적인 재정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 경기가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 이익

우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사이클이 2012년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2015년 상하이 증시의 폭락과 부동산 거품론이 나타나면서 중국 경기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하지만 중국의 분기별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2016년 3분기 6.7%, 4분기 6.8%에 이어 올해 1분기 6.9%로 2015년 3분기(6.9%) 이후 최고치를 보이며 2분기 연속 높아졌다.
‘낙관론’ 힘 받는 중국 증시
이에 따라 비관론이 낙관론으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 선행지표인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3월 51.8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민간의 설비투자가 올해 1분기 7.7%로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가 다시 확장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세금 인하 등 기업 비용 절감에 재정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국유기업 개혁을 이어 가면서 1~2월 제조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증치세(부가가치세) 개혁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5000억 위안의 감세 효과가 있었다.

그 효과는 올해 중에 더 확대될 전망이다. 국유기업의 이익도 2016년부터 본격화한 공급 개혁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약 1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이익 추정치는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6주 연속 상향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도한 투자로 부실 우려를 키웠던 지방정부의 신용 리스크가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지방정부 채권 교환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는 지방정부의 만기 도래 고금리 채무를 장기의 저금리 자금으로 차환함으로써 지방정부의 재정 리스크를 축소하는 정책이다. 동시에 투자 여력을 확대함으로써 경기 안정화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중국의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중국 증시의 수급도 긍정적 요인들이 많다. 우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1년간 ‘거래정지 룰’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증시의 불확실성을 줄여 왔다. 이는 현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돼 금년 중 주간 평균 신규 투자자가 1월 27만 명, 2월 36만 명에 이어 3월 50만 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전테크놀로지·균승전자·메이디 ‘주목’

한국의 국민연금 격인 양로보험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 강화도 센티먼트(투자심리)에 긍정적 요인이다. 양로보험기금은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회보험기금 중 하나다.

2015년부터 기금 운용 범위를 주식까지 확대해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시 증시 개입 수단의 하나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중에는 기금 운용의 주식 비율이 확대되면서 증시에 약 2800억 위안의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또 중국 현지에서는 오는 6월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 편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편입 불발의 요인이었던 외국인 자금 유출입 제한이 지난해 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 개시로 어느 정도 해소됐고 거래정지 룰 개선 등 증시의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A주가 MSCI에 편입되면 편입 초기 중국의 비율은 5%로 예상되는데, 이때 단기적으로 약 94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증시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들로는 장전테크놀로지·균승전자·메이디(Midea)그룹 등을 꼽을 만하다. 모두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제조 기업들이다.

장전테크놀로지는 글로벌 3위의 반도체 후공정 업체다. 반도체 산업을 2020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국산화 정책의 수혜를 볼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60%를 소비하고 있지만 중국의 최대 무역 적자 품목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는 정전테크놀로지가 2015년 인수한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스태츠칩팩 턴어라운드(업황 개선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좋아져 기업 내실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것)하고 있어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낙관론’ 힘 받는 중국 증시
(사진) 메이디그룹 공장 내부 모습/ 메이디그룹 홈페이지

메이디그룹은 글로벌 2위의 종합 가전 업체다. 글로벌 4대 산업용 로봇 업체인 독일의 쿠카(KUKA) 인수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가 주목된다. 중국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의 약 27%를 점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노동 인력 1만 명당 로봇 밀도는 36대로 글로벌 평균 66대보다 낮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로봇 밀도를 15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균승전자는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카 전장 부품 업체다. 균승전자는 2011년 이후 독일의 자동차 전장 기업인 프레(PREH), 산업용 로봇 업체인 IMA, 자동차 핸들 및 고급 내장재 업체인 퀸(QUIN), 안전 시스템 업체인 KSS,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인 TS 등 연이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아 BMW I시리즈에 독점 공급 중이며 테슬라·벤츠 등으로 납품처가 확대되고 있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