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국내 1위 한샘의 전략]
주거 문화기업 '비전'… 중국 시장서 한국 모델로 승부
최양하 한샘 회장의 도전장 "글로벌 가구 1위 기업"
(사진)= 최양하 한샘 회장이다. /한샘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2014년 가구계의 공룡 이케아(IKEA)가 광명1호점을 오픈하며 국내에 진출하자 가구업계가 술렁였다.

당시 곳곳에선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국내 가구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케아와 국내 1위 가구 기업 한샘을 경쟁구도로 놓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최양하 한샘 회장은 “이케아는 고양2호점에 이어 3, 4호점 오픈을 예고했고 온라인 사업 이커머스 진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케아가 국내 유통망을 확대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케아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을 확장하거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국내외 가구 기업들이 늘어나 앞으로 홈인테리어업계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의 도전장 "글로벌 가구 1위 기업"
(사진)= 한새 중국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다. / 한샘 제공

◆ 중국 진출이 미래 성장 교두보

한샘은 1997년 한샘 플래그샵 서울 방배점을 오픈해 가정용 가구, 생활용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주방 가구의 대명사에서 종합 가구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한샘 플래그샵은 한국인의 주거 환경에 맞는 평형대별$공간별 토털 인테리어 패키지를 전시하며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도심 지역에 자리해 접근이 편리하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인테리어 전문 매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한샘 매장에 들어서면 가구뿐만 아니라 조명$패브릭$소품에 이르는 모든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침실·거실·자녀방·부엌·욕실 등 주택을 구성하는 공간별로 전시해 고객들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집 안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2017년 현재 전국 300여 개의 대리점과 도심형 대형 직영 매장인 한샘 플래그샵 9개, 키친&바스 전시장 27개, 리하우스 전시장 9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 등 유통망을 갖췄다.

한샘은 영업·품질·시공 등에서도 자체적 경쟁력을 높이며 매년 30%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 회장은 “한샘은 이케아 진출 이후 오히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한샘은 부엌 가구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가정용 종합 가구,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면서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샘은 이케아가 들어오기 전 2013년 매출 1조69억원, 영업이익 798억원에서 이케아가 진출한 해인 2014년 매출 1조3250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을 기록하며 31.6%의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에는 매출 1조7105억원, 영업이익 1467억원, 지난해에는 매출 1조934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왔다.
최양하 한샘 회장의 도전장 "글로벌 가구 1위 기업"
(사진)= 한샘 플래그샵 거실 전시 공간이다./ 한샘 제공

최 회장은 국내 가구 시장에 대해 “지난 몇 년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이사 시즌이나 신혼부부 고객들에 힘입어 홈 인테리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가구 업체들이 기존에 자사에서 판매하던 제품뿐만 아니라 욕실·창호·마루 등 건자재 분야로 영역 확장에 나섰고 건자재 회사들 역시 기존의 회사 대 회사(B2B) 거래를 넘어 회사 대 소비자(B2C)를 겨냥한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 회장은 “프리미엄 주방 가구에 새롭게 진출한 회사들도 늘었고 해외 명품 브랜드로 라인업을 확장한 회사들도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샘은 홈 인테리어 부문에서 글로벌 최강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우선 현재 2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건자재 유통을 확대해 국내에서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둘째는 740조원으로 추정되는 중국 인테리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한샘은 이를 위해 올해 8월 8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창닝88 복합 매장 1, 2층에 총면적 1만 3000여㎡(약 3930평) 규모의 ‘한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중국 B2C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삼(I森)’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한 중국 1호 매장이다. 면적은 국내 플래그샵의 약 2배 정도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홈 인테리어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글로벌 인테리어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중국 매장에서는 기본 공사부터 건자재(키친앤바스)$가구$생활용품까지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중국 시장 내 유일무이한 토털 홈 인테리어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 전략에 나설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이케아$니토리$훙싱메이카룽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나란히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경쟁하기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최 회장의 포부에 신뢰가 묻어나는 것은 그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수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7년 만인 1986년에 부엌 가구 부문을 업계 1위로 올리는데 기여했다. 1997년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사업을 개시한 종합 인테리어 사업도 5년 만에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최양하 한샘 회장의 도전장 "글로벌 가구 1위 기업"
(사진)= 경복궁 비원 옆에 위치한 한샘의 DBEW디자인센터다. /한샘 제공

최 회장은 한샘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주거 문화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장기적 비전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한샘이 종합 가구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여 왔다면 이제는 종합 인테리어 유통회사로 거듭나 주거 공간 자체를 상품화하고 가구·소품·패브릭 등 주거 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에 ‘한샘’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붙여 상품화해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이를 위해 경복궁 비원 옆에 DBEW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연매출액의 4~5%를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인테리어 상품 디자인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샘의 기업 슬로건은 ‘가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곳’”이라며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각자의 집을 떠올릴 때 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라고 여겨지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 최양하 한샘 회장은?

1949년생.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1973년 대우중공업 입사. 1979년 한샘 입사. 1994년 한샘 대표이사 전무. 1997년 한샘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한샘 대표이사 부회장. 2009년 한샘 대표이사 회장(현).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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