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Part2 블록체인, 산업지도를 바꾼다]
삼성·SK·LG 등 사물인터넷 접목 기술 개발 박차…업종 넘나들며 협업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최근 인공지능(AI)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고 미래 신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선 상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통신·SI·금융업계 “블록체인 신시장 잡아라”
◆통신업계, 블록체인 전담 조직 설립

블록체인과 관련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이는 곳 중 한 곳은 통신업계다. 이들은 앞다퉈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KT는 자회사 BC카드와 엠하우스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BC카드의 ‘전자 서명 이미지 관리 시스템’과 엠하우스의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KT는 올해 상반기 엠하우스의 가상화폐까지 블록체인 범위를 확대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공공 기관과 연계해 블록체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추진한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개발 시범 사업’에 참여했다.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를 활용해 전기 접촉 불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블록체인 기반의 ‘전기 화재 발화 지점 분석 지원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주사 SK(주)와 함께 로라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물류 서비스도 내놓았다. 화물의 위치 정보와 온도·습도 등 실시간 정보를 물류 관계자들에게 공유한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블록체인에서 성과가 더디지만 최근 씨트온과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제 증명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LG CNS가 지난해 6월 금융 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 ‘R3CEV’에 가입하면서 향후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강화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시스템통합(SI)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블록체인을 접목해 실제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초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삼성카드에 상용화해 전자 문서 원본 확인, 생체 인증 보안 강화, 제휴사 자동 로그인 서비스 등을 블록체인으로 구축했다.

또 국내 시중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은행연합회 공동 인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SDI 전자 계약 시스템에 넥스레저를 적용했다. 공공 분야에서는 서울시와 협력해 시정 업무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의 전자 증권 시험 발행을 시작으로 기술 역량을 키웠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금융 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토대로 R3 고유 기술인 ‘코다(Corda)’와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다.

또한 지난해 R3 기반의 국제 자금 이체 파일럿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올해 상반기 개발을 목표로 국내외 은행 총 22곳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금융 컨설팅을 통해 보험금 자동 청구 영역에서 블록체인의 적용 가능성도 확인한 바 있다.
LG CN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 금융 특화 코다 기반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거래 중개 사업자 없는 모바일 결제와 포인트 관리 등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SK C&C는 블록체인 서비스 설계 역량과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방법론을 기반으로 한 딜리버리 체계를 갖추고 산업별 서비스 모델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금융·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IDaaS)’를 개발했다. 이는 별도의 절차 없이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에서 통합 ID를 구현했다는 의미가 있다. 간단한 개별 식별 숫자 입력만으로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선보였다.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 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이용해 보험료 청구도 손쉽게

보험업계에서도 블록체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보험금 청구 간소화 시스템을 도입, 소비자들의 편의를 대폭 높이는 것이 골자다.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중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손보험금 자동 지급 서비스를 론칭한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주관하는 ‘IoT 활성화 기반 조성 블록체인 시범 사업’의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후 12월 시스템을 완성하고 시험 운영하고 있다. 상계백병원·삼육서울병원·수원성빈센트병원 등 3곳에서 자사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 병원을 최소 10군데로 확대하고 일반 고객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보생명의 자동 등록 시스템에 동의한 고객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진료비를 수납하면 곧바로 진료 기록이 교보생명으로 전달된다. 교보생명은 고객의 휴대전화로 보험금 청구 안내 문자를 전송하며 고객이 확인 버튼만 누르면 바로 보험금이 고객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사실상 실시간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 심사를 필요로 하는 진료 건은 별도의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화재보험·DB손해보험 등 손보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시스템 개발 업체인 지앤넷, 분당서울대병원과 손잡고 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들어갔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병원 수납 창구에서 진료비를 수납한 후 병원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 내역서, 원외 처방전을 보험사로 곧바로 전송하면 된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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