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 주가지수(MSCI 기준)가 22% 상승할 만큼 글로벌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렸지만 올 들어 12월 7일까지 8% 떨어졌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독일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흥 시장 가운데서는 브라질과 인도 주가가 상승했지만 중국 주가는 폭락했다. 한국 주가도 신흥 시장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내다보기는 힘들 것 같다. 특히 거품 영역에 있는 미국 시장이 가장 위험해 보인다.
1969년 이후 미국의 경기순환과 주가(S&P500)의 관계를 보면 주가 고점이 경기 정점과 동행했거나 2~11개월 선행했다.
그리고 경기 정점 이후에는 주가가 평균 11개월에 걸쳐 23% 떨어졌다. 특히 바로 직전 경기순환에서 경기 정점이 2007년 1월이었고 주가는 그 후 17개월 동안 49%나 폭락했다.
미국 경기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2018년 12월 현재까지 114개월 확장 국면을 이어 오고 있다. 정보통신 혁명의 영향으로 1991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120개월 동안 역사상 가장 긴 확장 국면을 보였는데, 그다음으로 긴 경기 확장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10월 이후 경기에 선행하고 있는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처럼 경기 정점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장·단기 금리 차이의 축소다. 12월에는 국채 5년물 수익률이 2년 수익률보다 낮아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경기 회복에 따라 2014년 10월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했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연방기금금리를 8차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금리 목표 수준이 0.00~0.25%에서 2.00~2.25%로 상승했다. 12월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게 된다.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장·단기 금리 축소는 다가올 경기 둔화를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경기 예측에 중요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년 수익률보다 높긴 하지만 내년 1분기 이전에 이마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실업률도 다가올 경기 둔화를 예고한다. 금융 위기로 2009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데 그해 10월에는 실업률이 10.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그 이후 경기 회복으로 실업률이 계속 낮아졌다. 올해 9월에는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3.7%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11월까지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실업률 저점이 경기 정점에 평균 9개월(1~16개월) 선행했다. 실업률이 더 이상 낮아지지 않는다면 내년 어느 시점에서 경기 정점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2019년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면 어떤 투자자가 지금 주식을 과감히 매수할까. 더군다나 미국 주가가 경기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필자의 방식대로 산업생산·소매판매·비농업부문 고용 등 주요 경제 변수로 평가해 보면 11월 현재 주가가 경기에 18% 정도 앞서가고 있다. 9월 26% 정도에 비해 그 정도가 축소됐지만 주식시장 거품은 1999년 정보통신 혁명 때보다 더 심각하다. 2019년에는 미국 경기순환과 주가의 관계를 심층 분석하면서 주식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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