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신현성 티몬 의장·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2015년부터 파트너십 구축
“선배가 끌고 후배가 밀고,  핀테크업계 ‘새로운 신화’ 만들 것”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신현성(34) 티몬 의장은 20대인 2010년 티켓몬스터를 설립했다. 국내 첫 소셜 커머스 업체였다. 현재 20대인 서상훈(29) 대표는 2015년 어니스트펀드를 창업해 P2P 금융시장을 개척해 왔다. ‘P2P업계 최연소 대표’로 불린다.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이미 스타트업계에선 유명하다. 신 의장은 창업 초기부터 어니스트펀드에 엔젤 투자자로 참여하고 멘토 역할을 해왔다. 신 의장은 2018년 자신이 설립한 베이스인베스트먼트(VC)를 통해 어니스트펀드에 추가 투자도 했다. 지난 3월 27일 두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앉았다.
-어떤 가능성을 보고 어니스트펀드에 투자를 결정했나요.

신현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사업 모델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문제나 걸림돌이 많아요. 핀테크는 더 그렇죠. 결국 그런 문제를 얼마나 끈기를 갖고 어떻게 창의적으로 풀어 가느냐의 싸움이에요. 서 대표는 ‘학습’을 정말 빨리 합니다. 사람들을 부지런하게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그에 맞춰 논리적인 방향을 세워 나가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핀테크가 아닌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죠.”

-투자자가 아닌 스타트업계 선배로서 도움을 준 부분도 있나요.
서상훈 “단순한 투자자라기보다 ‘멘토’에 가까웠죠. 신 의장의 ‘소통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투자를 받아야 하는 창업자는 약자로서 갖게 되는 걱정과 불안이 늘 있습니다. 신 의장이 늘 겸손한 태도로 상대를 배려해 줬습니다. ‘고객 중심’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고객을 대할 때는 물론이고 직원들이나 사업 파트너를 대할 때도 신 의장에게 배운 ‘겸손과 배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배가 끌고 후배가 밀고,  핀테크업계 ‘새로운 신화’ 만들 것”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어떤 곳입니까.

신현성 “작년 초 시작해 벌써 35곳에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저 역시 창업 초기 엔젤 투자를 해 준 선배들 덕분에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국내 VC들에는 금융을 공부한 분들이 많아요. 정보기술(IT)을 한 번 경험해 보고 실질적인 운영 관점에서 경험을 나눠 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투자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이를 통해 단 1%라도 성공 확률을 높여줄 수 있다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벤처 1세대들이 직접 VC를 운영한다거나 후배 CEO들의 멘토로 나서는 문화가 국내에도 자리 잡는 듯합니다.
서상훈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창업 후 어떻게 회사를 키워 가야 할지에 대한 정보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 간극을 선배 CEO들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창업 초기에 포기하려던 적이 있었어요. 고민 끝에 신 의장을 찾아가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때 저를 끝까지 믿어 줬어요. 누군가 자신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창업자들에게는 가장 큰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입니까.
신현성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입니다. 그 누구도 풀지 못한 어려운 점을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지 그걸 고생으로 느낀다면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공동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

-P2P 금융과 관련한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상훈 “핀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해 보니 규제나 법에 대해 일종의 ‘생각의 진화 단계’가 있어요. 처음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게 너무 많아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되면 실제 금융 당국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해요. 그러면 ‘규제’의 필요성을 깨닫고 최대한 맞춰 보려고 노력하게 되죠.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약이 많습니다. P2P 금융은 이런 과정을 매우 빠르게 거쳤습니다. 지금은 이 분야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확실한 규율 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죠. 긍정적인 점은 금융 당국도 핀테크 기술을 이해하고 관계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는 겁니다. 2019년은 국내 핀테크 분야에 정말 중요한 해가 될 겁니다.”
“선배가 끌고 후배가 밀고,  핀테크업계 ‘새로운 신화’ 만들 것”

-신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테라는 어떤 곳입니까.
신현성 “테라는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세상에 없던 모델을 성공시켜 해외로 수출하고 싶어서죠. 많은 스타트업 성공 모델이 나왔지만 잘 살펴보면 해외에서 한번쯤 봤던 모델들이에요. 한국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블록체인을 선택한 것은 전자 상거래 사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느꼈던 고민들이 반영됐죠. 블록체인은 오프라인 중심의 결제, 특히 모바일 중심의 결제를 진행할 때 효율적이고 안전한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신현성 “블록체인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합니다. 규제 문제도 풀어가야 할 게 많고요. 포지티브 규제 체제 아래에서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불법도 합법도 아닌 것이 많습니다. 그럴 때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고 또 물어도 명확한 답이 돌아오기 힘들죠. 핀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불안감을 안고 일해야 한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서 대표는 저를 ‘멘토’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제가 막 핀테크에 뛰어든 신참으로 상담 요청을 많이 합니다.”(웃음)
-어니스트펀드를 통해 추구하는 ‘금융 인프라 혁신’은 어떤 모습인가요.
서상훈 “간단하게 정리하면 ‘국민 투자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금융과 관련한 일반적인 서비스들을 다 다루기보다 ‘투자’에 관해서만큼은 ‘어니스트펀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깊게 파고들어갈 생각입니다. 고도화된 금융 전문성에 IT를 어떻게 잘 녹여내는지에 성패가 달려있죠. 현재 어니스트펀드 직원 44%가 ‘금융 전문가’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금융 전문가들을 영입할 거예요. 지금 어니스트펀드의 투자 상품은 주로 대출과 채권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대출 상품만 해도 5년 뒤면 지금과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겁니다. 더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거예요. 대출과 채권 외에도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9호(2019.04.08 ~ 2019.04.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