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1인 가구 증가, 가심비 넘어 ‘나심비’의 시대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개인화 추천’

[편집자 주=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윤을정 신영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미코노미(meconomy) : 스몰데이터의 반란’을 선정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2020년 데이터 비즈니스의 핵심은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데이터’에서 ‘스몰데이터’의 시대로…미코노미의 반란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으로 한 차례 전환점을 맞이했던 인터넷 서비스는 미코노미(meconomy)의 등장으로 다시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코노미는 가심비가 확장된 개념으로, 가격과 상관없이 개인의 만족을 위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를 지칭한다. 미코노미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 구매 요인은 가격이나 품질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기호이기 때문에 이용자 개인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스몰데이터의 가치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이용자를 분석해 특정 타깃 층을 만들어 낸다면 스몰데이터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추천한다.


국내 인터넷 기업은 이미 자체 플랫폼에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광고·커머스·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주가 상승의 주요 변수는 각 기업의 신규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수익을 창출하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느냐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본업인 광고의 견조한 성장과 신규 사업의 안정화 궤도 진입으로 2020년에도 인터넷 업종 주가의 흐름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몰데이터와 AI가 불러온 초개인화 시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욜로(YOLO) 문화 등이 등장하며 가성비→가심비→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 비율)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가심비가 합리적 가격과 제품의 품질 등 가격 측면에서의 가성비가 중시되는 개념이라면 가심비는 기존의 상품을 판단하는 요인을 벗어나 가격 대비 개인이 얻게 되는 만족의 크기가 소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한다. 나심비의 시대에는 가심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개인의 취향이 상품 구매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가격과 상관없이 개인의 만족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 행태를 지칭한다. 욜로 문화, 셀프 기프팅 문화와 관련이 있고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중요한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따라 빅데이터에서 스몰데이터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빅데이터는 특정 집단의 공통적인 특징을 구분해 내는 데 유리하다. 특정 서비스에서 수집된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 가공해 집단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어떠한 특성을 구분해 내는데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연령·성별·거주지역·직업군 등에 따라 잠재 고객을 선별해 타기팅 광고에 노출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스몰데이터는 이용자 개개인의 취향, 독자적인 소비 성향, 기호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해 내는 데 유리하다. 공통적인 성향이 아니라 개인의 차별화된 특성이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데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의 선호 브랜드, 선호하는 디자인·색상·캐릭터, 상품의 콘셉트 등 개인의 취향을 세부적으로 알아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선호할 만한 상품을 선별해 맞춤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빅데이터 활용은 이제 모든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글로벌 전체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022년 700억 달러(약 83조6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테크핀 서비스를 포함한 금융·보험 분야에서 데이터의 잠재 가치가 굉장히 크다. 빅데이터는 타기팅 광고 분야에서, 스몰데이터는 커머스의 맞춤형 상품 추천 분야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스몰데이터의 활용은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커머스·광고·테크핀·콘텐츠 등에서 활약


국내외 많은 인터넷·커머스 플랫폼은 이미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의 포털 검색 기록과 관련된 상품 광고를 배너 형태로 띄우거나 연령대·성별·거주지역 등 수집된 데이터에 따라 각기 다른 카테고리의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과 스몰데이터의 활용은 개인화 추천을 더욱 세밀하고 정교하게 강화할 수 있다. 기존 타기팅 광고는 이용자가 속한 집단을 파악한 후 해당 집단에 맞는 광고 노출, 예를 들면 같은 대학교에서 광고를 노출하더라도 20대 대학생에게는 어학연수 광고를, 30대 직장인에게는 MBA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스몰데이터는 이용자 개인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디즈니 캐릭터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 다른 브랜드의 디즈니 캐릭터 상품을 추천하거나 털이 긴 반려동물 용품을 구입한 이용자에게 해당 동물 전용 상품을 추천한다.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커머스·광고·테크핀·콘텐츠다. 먼저 국내의 e커머스 시장은 모바일 채널을 중심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국내 e커머스 거래액 규모는 2018년 111조9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모바일 거래액 규모가 약 68조9000억원에 달한다. 2019년 3분기 거래액은 3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모바일 비율 역시 65%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의 ‘에이아이템즈(Aitems)’는 대표적인 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다. 쇼핑·검색·뉴스·네이버TV 등 이용자의 네이버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관심사와 취향을 분석한 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구매를 유도한다. 위메프(위메프 픽)·티몬(포유)·쿠팡(위너시스템) 등 국내 커머스 플랫폼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도 고도화 중이다.


광고 시장에서도 이용자를 첫눈에 사로잡기 위해 스몰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광고 시장은 뉴 미디어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국내 매체별 광고비를 살펴보면 온라인·모바일 등 뉴 미디어는 증가세인 반면 TV·라디오 등 4대 매체는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다. 국내 광고 시장의 성장은 디지털 플랫폼, 그중에서도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은 단순히 광고주 또는 광고 상품 증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타기팅 광고 효율성 제고에 따른 광고 단가 증가, 톡보드 등 새로운 광고 상품의 도입, 모바일 서비스 확장 에 따른 광고 노출 가능 지면 증가 등 산업 확장과 함께 광고의 질적인 측면도 함께 성장 중이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지향하는 테크핀도 잘 살펴봐야 할 분야다. 국내 테크핀 산업은 결제, 송금, 인터넷 전문은행, 인슈어테크, 자산 관리, 암호화폐 등 세부 분야별로 주요 플레이어가 상이하다. 결제·송금·인터넷 은행은 대형 사업자 위주로, 인슈어테크·자산 관리는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카카오·네이버·NHN은 가장 활발하게 테크핀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결제·송금)와 카카오뱅크(은행) 등 테크핀 서비스 이용자와 거래액이 계속 불어나고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송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커머스와 연계를 강화하며 금융 상품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NHN은 페이코(결제·송금) 서비스 확장과 맞춤형 광고 상품을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이 문구는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인기 동영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용자 댓글이다. 이렇듯 이용자 활동과 관련된 스몰데이터는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이용자의 영상 시청 이력을 파악해 선호할 만한 영상을 추천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던 취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최적화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거나 각기 다른 콘텐츠 채널 간 크로스 마케팅 등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네이버TV에서 특정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많이 시청한 이용자에게 네이버 웹툰의 해당 아티스트 홍보 웹툰을 추천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5호(2019.12.16 ~ 2019.12.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