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용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한경비즈니스= 윤효진 한경BP 출판편집자] 집값이 미쳤다. 그렇다. 집값이 미쳤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끊임없이 대책을 내놓지만 그럴수록 가격은 더 오르고 강남 아파트는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아파트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고령 사회, 인구 감소로 집값은 떨어질 일만 남았고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데 집을 과연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산다면 언제 어디를 사야 할까.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시장이 어떤 흐름을 타고 움직이는지 그 판별법을 알려준다. 잘 생각해 보면 아파트는 한 번도 싼 적이 없었다. 어제도 비쌌고 오늘도 비싸다. 그렇다면 내일은 어떨까.
이 책에서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해 갈지 예측하기 위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대표적인 변수들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인구·금리·정책·교육·산업의 변화 등이 그것이다.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을 전망할 때 드는 근거들로, 한국 부동산 시장만의 독특한 특성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돼 있다.
흔히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집값도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하지만 인구 구성의 변화나 기업의 이전 등 따져야 할 요소들이 많다. 게다가 2028년까지는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중국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니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하락세는 맞는 주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니 5억원이던 부동산이 1년 후 5억5000만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지역이 균등하게 오르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결정되는 데는 다른 변수들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심리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금리가 어떻고’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어떻고’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더 오를 것 같으니 늦기 전에 사두자’는 심리로 부동산을 매수한다.
저자는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2022년을 기점으로 향후 부동산 양극화가 가속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구체적으로는 ‘대형 아파트의 수요 급증’, ‘서울과 지방의 극심한 차이’, ‘서울 내에서의 격차’로 볼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부동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지금 부동산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의사 결정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아파트 보는 기준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이를테면 고소득 일자리가 충분히 있는지, 교통 개발이나 산업 시설 그리고 재개발과 같은 지역 호재가 있는지, 지역 이미지는 어떠한지, 교육이나 환경 여건이 충분한지 등 집값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요인들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실전이다. 이론만 외워봐야 쓸모가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론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수도권 대표 지역들인 과천·분당·일산 등의 현재 부동산 가치와 미래 부동산 가치를 모두 분석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의 집값이 어떠하고 향후 10년간 또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서도 그 답을 아주 구체적으로 풀어 써놓았다.
지금 이대로 실거주하면서 가격 상승을 노려볼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찾아 새롭게 투자를 해볼까, 전세살이에서 벗어나 내 집 마련을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등이 그것이다. 답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자. 부동산, 알고 보면 문제는 늘 실행력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3호(2020.02.10 ~ 2020.02.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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