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라이프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집콕’이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영화관을 비롯한 여러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곳들도 있다. ‘집콕 문화’ 최대의 수혜주로 떠오른 넷플릭스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확실한 승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경쟁력4-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독특한 조직문화
넷플릭스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넷플릭스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다.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우리는 팀이지, 가족이 아니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는 팀을 빛내줄 ‘스타플레이어’다. 그러니 스타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회사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2009년 헤이스팅스 CEO가 ‘넷플릭스 문화 : 자유와 책임’에 잘 나타나 있다. 125장의 이 방대한 파워포인트 문서에는 ‘최고가 되든지 아니면 회사를 떠나라’, ‘열심히보다 잘해야 한다’, ‘평균적인 성과를 내는 직원 두 명보다 우수한 직원 한 명을 고용한다’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넷플릭스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야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회사다. ‘스포츠팀’을 연상시키는 경영 방식은 연봉 책정에서부터 나타난다. 그 어느 실리콘밸리 회사보다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약속하는 것은 기본이다. 직원의 연봉을 책정할 때는 직전 연도의 월급이 아닌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직전 연도의 연봉을 기준으로 한다면 너무 많이 받거나 적게 받는 직원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자유의 보장’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세세한 규칙이 전혀 없다. 휴가나 출퇴근 시간은 물론 자신이 맡은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까지 모든 결정은 직원들의 재량에 맡긴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은 ‘휴가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자유가 큰 만큼 책임도 무겁다. 넷플릭스에서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키퍼 테스트(keeper test)’라고 불리는 직원 평가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피드백을 준다. 여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직원들에겐 가혹한 결말이 기다리기 일쑤다. 넷플릭스는 실리콘밸리에서도 해고가 잦은 회사 중 하나로 거론된다.
넷플릭스가 기업 문화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자유로운 토론이다. ‘관리자는 개방적이고 명확하게 소통한다’, ‘모든 직원은 극도의 솔직함을 실천한다’, ‘사실을 기반으로 격렬하게 토론한다’ 등의 지침이 이와 관련이 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통제보다 맥락을 전달하라’는 것이다. 우수한 직원들은 맥락을 이해하고 행동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통제는 상명하복의 결정, 허가와 절차 관리가 중심이 된다. 맥락은 전략과 핵심 목표, 역할을 설정하고 분명하게 이뤄지는 의사 결정이 기반이 된다. 만약 어떤 직원이 멍청한 일을 했다면 이는 그 직원을 탓할 게 아니다. 상사가 그 직원에게 ‘어떤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우수한 직원들과 일하기 위해서는 지위에 상관없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7호(2020.05.16 ~ 2020.05.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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