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급격한 금리 인상은 기대하기 어려워
-경제 개선을 생각하면 회사채 투자가 유리
저금리 시대, 글로벌 회사채 투자 주목하라
[한경비즈니스=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2020 상반기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저금리를 뛰어넘어 이제는 무금리·마이너스 금리까지 각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채 10년 채권을 사면 연 1.8% 정도의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었는데 8월 들어 0.5%까지 하락했다.

물론 금리가 낮다고 채권 투자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1.3%포인트 정도 금리가 하락하면서 미국채 10년을 1.8%에 매수한 투자자는 자본 차익으로 상반기에만 12%(연 환산 아님)나 수익을 올렸다.

지금 미국채 10년 채권을 사는 투자자는 10년간 매년 0.5%의 이자 수익(만기 보유 수익률)에 만족하거나 아니면 또 어떤 이유로 미국채 10년 금리가 더 하락해 자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야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건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국채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는 기대가 높은 상황일까. 8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불안 심리에 개선되는 경제 지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강했다.

올해 2분기 미국 실질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마이너스 33%를 기록해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더 큰 하락을 기록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 금리를 제로까지 낮추고 양적 완화를 시행했으며 미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20%가 넘는 부채를 재정으로 쏟아부었다.

이 때문에 올해 5월부터 확인되는 경제 지표들은 정책 효과들을 감안해 예상한 것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 미국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1.0%까지 올라오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자극하고 있다.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글로벌 국채 수익률을 보면 전반적인 채권 투자가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채권은 필요한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지금처럼 주식 등 위험 선호가 강화되고 인플레이션 환경까지 유발되는 시점에서 물가채가 가장 먼저 거론되지만 최근 물가채 강세 또한 과도하게 진행됐다.

◆안정 중시 투자자에게 채권은 필수 자산

필자는 2022년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통화 정책, 즉 기준 금리 인상이 제한되는 환경이 이어진다면 채권은 추가로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보다 절대 이자 수익을 많이 주는 채권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관심이 높은 채권이 미국의 회사채다. 미국 회사채 중 투자 등급(IG : Investment Grade)과 투기 등급(HY : High Yield) 공히 매력이 있다고 본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불안 심리가 고조되던 시기 미국 IG 회사채는 국채 대비 3.5%포인트, HY 회사채는 11%포인트나 금리를 더 지급해야 소화될 정도까지 상황이 좋지 않았다. 기업들이 파산할 수 있다는 위험의 보상 차원에서 높은 금리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미국채 10년 금리가 1% 내외였던 것을 고려하면 IG가 4.5%, HY가 12%까지 지급한 것이다. 8월 중반인 현재 IG와 미국채 10년 금리 간 차이(스프레드)는 1.25%포인트까지 줄었고 HY는 4.8%포인트까지 줄었다.

미국채 10년 금리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와 경제 지표 개선을 기반으로 최근 0.7%까지 올라온 것을 감안하면 투자 등급이 2.0%, 투기 등급은 5.5%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마이너스 실질 금리 같은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그리고 주가 상승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 환경의 안정은 회사채 수익성에도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국채 대비 스프레드를 줄일 여지가 크다.

그리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80원까지 원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달러 표시 자산 자체가 싸진 효과가 있다. 물론 원화가 추가로 더 강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 흐름으로 달러가 약해지는 국면에서 미국의 양호한 기업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직접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미국 회사채 펀드 혹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아직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 환경은 채권 시장에서 위험 자산인 회사채 투자에 긍정적인 환경일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1호(2020.08.22 ~ 2020.08.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