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조정을 기회로”…중국 ETF, 웃을까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G2(미국·중국) 갈등에도 중국 증시가 꿈틀대고 있다. 2021년, 중국은 거대한 내수 소비의 힘으로 10년 만에 최대 경제 성장이 예견된다. 최근 조정을 기회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올라탈까.

◆투자 시장에서 중국, 제2의 전성기 올까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2020년 12월 8일 신규 상장한 ‘타이거(TIGER) 차이나전기차SOL ACTIVE ETF’가 상장 첫날 72억 원(72만 주) 상당의 초기 설정액이 완판됐다. 중국 전기자동차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국내 상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중국 바이오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 ETF’도 선보였다.
12월 16일에는 홍콩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이 ‘동시 출격’했다. 코덱스(KODEX) 차이나 항셍테크(삼성자산운용), TIGER 차이나 항셍테크(미래에셋자산운용), 킨덱스(KINDEX) 차이나 항셍테크(한국투자신탁운용), KB스타(STAR) 차이나 항셍테크(KB자산운용) 등이다.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홍콩 항셍테크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ETF를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항셍테크지수는 ‘동양의 나스닥’으로 불리며 인터넷,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등의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중국 증시는 2018년 불거진 미·중 갈등의 장기화로 오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재평가되고 있다.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성장성 주목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 증시의 단기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2020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군과 연관을 맺고 있는 31개 중국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지수산출 기관들의 중국 기업 배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지수산출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020년 12월 중국 ‘반도체 굴기’를 대표하는 10개 중국 기업 주식을 자사 주가지수에서 제외키로 했다. FTSE 러셀과 S&P 인다이시스도 앞서 관련 기업에 대한 지수 제외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국 투자의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다만 이번 제재는 2018년 미·중 갈등보다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과 달리 전방위적인 수출 규제 압박보다는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현 KB증권 스트레지스트(Strategist)도 중국 기업 편출 이슈로 단기간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전망이나, 전체 시장이 하락 추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스트레지스트는 ‘연말에 나타난 세 가지 리스크, 중국 주식에 미칠 영향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기업 편출 이슈를 비롯한 여러 리스크 요소들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지만,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면서 중국 주식의 견고한 하방 지지력은 유지될 전망이다”고 예측했다.
현재 중국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채권 디폴트와 플랫폼 규제 이슈 또한 중대한 리스크를 야기할 사안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채권 디폴트는 전체 회사채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며, 시장 개방 전에 체질 개선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 플랫폼 기업 규제 이슈는 중국 정부가 향후 인터넷 시장 개방에 대한 사전준비의 과정으로 분석했다.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단기 조정은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주요 국가 중 이례적으로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는 본격적인 반등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해 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중국의 내수 소비가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구조적 성장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이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국 경제의 개선 추세가 최소 5~10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 리스크를 기회 삼아 투자 대안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인식 연구원은 “중국이 구상하는 중장기 계획은 내수 중심의 쌍순환 전략이 핵심이며, 민간소비 촉진을 위한 지원책과 신산업 중심의 투자 확대가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포스트 코로나’ 주목할 중국 ETF는

그렇다면 중국 경제의 반등을 노리고 어떤 ETF에 올라타는 것이 유리할까. 중국 ETF는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경우가 많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중국 ETF를 출시하고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미국에서 자꾸 규제를 하는 형국에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는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최근 조정을 거친 홍콩 증시에 상장된 ETF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과 관련한 유망 ETF로 △중국 소비재 섹터 △블루칩(1등주) △온라인 △플랫폼 섹터 등 4대 분야를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중국 소비재 관련 대표적인 ETF로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CHIQ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3173’을 꼽았다.
“단기 조정을 기회로”…중국 ETF, 웃을까
김인식 연구원은 “쌍순환 전략에 의한 내수 강화와 외국인 매수세 등으로 중국 본토 기업들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주와 우량주 중심으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은 만큼 CSI300을 추종하는 ‘KODEX 중국본토CSI300(283580)’에 투자하거나 미국 증시에서는 ‘Xtrackers Hvst CSI 300 China A-Shs ETF(ASHR)’ 투자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스트레지스트도 중국 본토 기업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박 스트레지스트는 “2021년 2분기 초까지는 경기 민감주와 소비주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며, 지수로는 본토 증시 내의 CSI 300이 가장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1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