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소비재 등 경기 민감 업종 부활하며 미국 주식 상승 전망
-유로존과 한국 주식도 ‘기지개’


[한경비즈니스=신동준 KB증권 애널리스트·2019 상반기 글로벌 자산 배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미국 경기에 선행하는 미국의 9월 ISM제조업지수가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다시 부각되는 중이다.

특히 신규 수출 주문 지수가 대폭 하락한 것으로 미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닌 둔화 또는 감속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둔화를 넘어 침체를 반영하며 가격이 하락하면 그 격차를 좁히기 위한 되돌림 과정에서 자산 배분 전략을 재조정할 기회가 발생한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화두인 2020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첫째, 미·중 무역 분쟁 완화로 글로벌 증시와 장기금리의 하단이 견고해졌다. 지지율 하락에 다급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추가 관세 인상을 유보했고 미·중 양국은 10월 초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며 스몰딜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대중 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해임됐다.

무엇보다 최종재 비율이 72%에 달하는 대중 수입품의 나머지 3000억 달러(약 361조5000억원)에 대한 추가 관세 단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에 의한 침체 공포는 익숙해졌고 약해졌다.

◆한국 기업 이익, 내년 상반기 증가세 전환 전망

둘째, 주요국의 재정 확대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증시와 장기금리의 상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독일에서는 공공 투자기관들의 저금리 채권 발행을 활용한 인프라와 기후 관련 투자 논의가 급부상했고 국내총생산(GDP)의 1.4%인 500억 유로(약 66조원) 규모가 거론되는 중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9월 17일 GDP의 0.4%인 30억 유로(약3조9000억원)의 가계 감세와 500억 유로(약 65조7000억원)의 인프라·친환경 투자기금 설립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2018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마이너스 4.2%에 달해 재정 투입 여력이 제한적인 중국은 내년의 특수채 발행 한도를 앞당겨 인프라 투자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2020년 중산층을 위한 ‘감세 2.0’을 논의 중이다. 한국 정부도 오랜 재정 흑자 기조를 깨고 지난 8월 말 이례적으로 올해보다 26조원(GDP의 1.3%) 증가한 60조원의 적자 국채 발행과 2020년 이후 재정 적자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동시다발적 재정지출 확대 논의는 향후 전개되는 강도에 따라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가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기조적 금리 인하 기대의 축소는 규범적인 Fed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며 긍정적인 변화다.

Fed는 매파적이기보다 “위험 요인이 인지되면 언제든 인하할 것”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1분기까지는 감속 성장과 함께 경기 침체 논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1분기 한 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1.50~1.75%)가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닌 둔화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은 추세적 상승 전망을 유지한다. 경기 소비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IT) 등 미·중 무역 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경기 민감 업종의 이익 전망 회복이 미국 주식의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로존과 한국 주식의 모멘텀이 더 강하다. 유로존은 ECB의 경기 부양 패키지가 발표됐고 무엇보다 독일의 재정 확대 기대도 높아졌다. 한국의 기업 이익은 2020년 상반기 중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도 장기 균형 수준인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서면서 원화 약세도 시차를 두고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6개월 내 224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재정 확대 기대가 실제보다 많이 앞서가는 분위기다. 기대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은 이미 2018년 말 기준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이 마이너스 4.2%에 달하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 전환 우려도 남아 있어 재정 확대 여력 자체가 제한적이다.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위기까지 연결되지 않는다면 중국 주식은 일부 이익 실현 후 상하이종합지수 기준 2700~2800 수준에서 재편입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신용 잔액이 다수 포진돼 있어 정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던 레벨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5호(2019.10.07 ~ 2019.10.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