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맨해튼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곳 중 하나는 뉴욕시 밖에 있다. 바로 ‘세계 최대 아울렛’으로 불리는 우드버리 코먼스 프리미엄 아울렛(우드버리 아울렛)이다.
발리·발렌시아가·보스·버버리·디오르·돌체앤드가바나·에스까다·제냐·에트로·펜디·구찌·에트로·프라다·페라가모·베르사체·아르마니 등 명품에서부터 라코스테·케이트스페이드·폴로·몽블랑·띠어리·노스페이스·토리버치·코치·아크테릭스 중고가에 이르기까지 240여 개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는 그야말로 ‘쇼핑 천국’이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은 데다 할인율이 50%를 넘나들어 하루 종일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택시나 우버 대신 렌터카 빌리는 게 합리적
우드버리 아울렛을 둘러볼 때는 걸어서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넓기 때문에 무작정 가는 것보다 관심이 있는 브랜드를 체크해 동선을 짜는 것이 노하우다. 프리미엄 아울렛 온라인 회원에 가입하고 안내소에서 각종 할인 쿠폰과 함께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우드버리 아울렛은 맨해튼에서 50마일(80.5km) 정도 떨어진 이른바 업스테이트 뉴욕에 있다. 뉴욕시와 떨어진 북쪽 뉴욕 주에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에 온 관광객이 우드버리 아웃렛을 찾아가는 방법은 버스가 일반적이다. 뉴욕의 시외버스 터미널인 포트 오소리티에는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시간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이 버스는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우드버리에서 맨해튼으로 향한다. 가격은 왕복 42달러(5만원)지만 그루폰에서 구매하면 27달러(3만원)에 살 수 있다.
교통량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편도에 1시간 반~2시간 정도 걸린다. 택시나 우버를 타면 수백 달러가 든다. 만약 3~4명이 함께 간다면 렌터카를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은 렌터카의 천국이어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다.
게다가 우드버리 아울렛 주변에는 손꼽히는 관광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아울렛만 들렀다가 급하게 맨해튼으로 돌아오지만 렌터카를 타면 1박 2일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먼저 맨해튼을 출발해 우드버리 아울렛으로 향하면 조지워싱턴 브리지를 건너게 된다. 미국에서는 ‘조지 워싱턴’ 이름이 붙으면 뭐든 최고라는 말이 있다. 이 다리는 맨해튼과 뉴저지 주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다리다. 톨게이트 비용이 15달러(승용차 기준)로 천문학적이지만 1년간 1억 대가 넘는 차량이 지난다.
1927년 착공돼 1931년 완공된 이 다리는 왕복 14차로이며 이층 구조로 돼 있다. 남쪽으로 맨해튼의 전경이 펼쳐지고 북쪽으로 허드슨강을 따라 뉴저지 팰리세이즈 절벽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존 D. 록펠러, JP모간 등이 자금을 기부해 보존한 아름다운 절벽이다.
다리를 건너면 팰리세이즈 인터스테이츠 파크웨이라는 고속화도로를 타게 된다. 뉴욕·뉴저지 인근에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길이다. 가을에는 불타오르는 듯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파크웨이’이기 때문에 트럭이 들어올 수 없어 안전하다.
팰리세이즈 파크웨이를 달리다 보면 ‘스테이츠 라인 룩아웃’ 주립공원이 오른쪽으로 나온다. 뉴욕과 뉴저지 주 경계의 절벽 위에 세워진 공원으로 뉴욕과 허드슨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우드버리 도착 전에는 세븐레이크를 지난다. 드넓은 7개의 호수와 울창한 숲,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가 잘 조성된 휴양지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쇼핑은 물론 주변 관광지도 풍부해
우드버리 아울렛에서 쇼핑을 마친 뒤 허드슨강 주변으로 가보자. 유명한 ‘베어마운틴’을 만날 수 있다. 허드슨강을 볼 수 있는 산 정상으로 등산을 할 수도 있고 산 밑 호수를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다. 호수 주변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고 드넓은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청할 수도 있다.
베어마운틴 바로 위에 미국의 육군 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가 자리 잡고 있다. 1802년 만들어진 웨스트포인트는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등을 배출한 곳이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웨스트포인트 박물관은 세계의 군대 역사와 무기류의 발전에 대해 알 수 있는 보고다. 고대 아시리아 시대의 무기와 이집트의 창에서부터 나폴레옹이 쓰던 칼과 권총 등이 전시돼 있다.
고딕 양식의 교회당인 카뎃 채플, 전쟁 영웅들이 잠든 포스트 묘지, 독립전쟁 당시 건설됐던 ‘포트 푸트남’ 요새 등을 방문할 수 있다. 허드슨 강변을 따라 아름답게 펼쳐진 캠퍼스만 봐도 멋지다.
뉴욕으로 돌아올 때는 웨스트포인트 위쪽에 있는 뉴버 비컨 브리지를 건너 예술과 역사의 도시로 유명한 비컨을 방문할 수 있다. 비컨은 뉴욕 주 최초의 정착지 중 하나로, 독립전쟁 시기에는 군수물자 공장, 1800년대에는 모자 생산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1990년대 디아 비컨 현대미술관이 들어서며 예술의 도시로 거듭났다. 디아 비컨은 과거 나비스코의 과자 공장이던 넒은 공간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앤디 워홀 등 수천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테리타운이 나온다. ‘석유왕’ 존 D. 록펠러가 지은 저택 ‘카이컷(Kykuit)’이 자리 잡은 곳이다. 록펠러 가문은 1893년 토지를 구입해 집을 지은 뒤 제럴드 포드 대통령 당시 부통령을 지낸 넬슨 록펠러가 살던 1997년까지 이곳에서 4대가 100년 이상 살아왔다. 넬슨 록펠러는 사망하면서 이 집을 내셔널트러스트에 기부해 관광지로 개방됐다.
네덜란드어로 ‘망루’라는 뜻의 카이컷은 맨션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저택을 가득 채우고 있는 피카소의 패티스트리 등 예술 작품들 그리고 세심하게 가꿔진 정원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록펠러 가문에서 타던 수많은 클래식 자동차와 마차도 전시돼 있다.
록펠러 가족들이 가던 교회 ‘유니언 처치 오브 포칸티코 힐스’에는 마크 샤갈이 만든 스테인드글라스가 붙어 있다. 미국의 소설가 워싱턴 어빙의 단편소설 ‘슬리피 할로의 전설’의 배경도 이 동네다.
이 소설은 18세기 작은 마을 슬리피 할로를 배경으로 목 없는 귀신의 연쇄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1999년 조니 뎁이 출연한 영화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우드버리 아울렛 주변엔 이처럼 많은 보물들이 숨어 있다.
우드버리 아울렛은 상품이 많고 풍부하지만 그만큼 붐빈다. 이 때문에 뉴욕·뉴저지 주민들은 같은 프리미엄 아울렛 계열의 뉴저지 주 저지가든몰을 대신 방문하기도 한다. 이곳에도 200여 개의 브랜드가 있고 특히 실내여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할 수 있다.
맨해튼에서 20마일(32km) 거리인 뉴저지 뉴와크 공항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30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다. 우버 등을 이용하면 편도 비용이 50~70달러(6만~8만원) 정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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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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