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MLCC 산업, 2년의 호황 후 하락 반전…대표 기업 삼성전기 저점 반등 전망
삼성전기, MLCC 업황 바닥 찍고 턴어라운드
[한경비즈니스 칼럼=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8 하반기 통신·네트워크 장비 및 단말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의 업황 바닥이 임박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전장 관련 신수요로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 대한민국 MLCC 대표 기업인 삼성전기의 저점 반등이 예상된다.

MLCC 산업은 2017년부터 2년간의 호황 이후 지난해 연말부터 하향기에 진입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경기 불확실성이 정보기술(IT) 소비 수요 감소를 촉진했다. IT 세트 고객사와 유통 업체들의 높은 MLCC 재고 규모도 확인됐다. 대만 수동 부품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초부터, 삼성전기는 4분기 말부터 출하량이 줄었다. MLCC 가격 하락도 동반됐다.

MLCC 업황은 현재까지도 침체 상태다. 삼성전기의 MLCC 출하량은 지난 1분기 전 분기 대비 23% 감소했다. 다만 긍정적인 시그널도 포착된다. 자동차용 MLCC 출하량이 늘면서 매출 비율이 지난해 5%에서 현재 9%로 높아졌다.

산업용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제품 매출 비율이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변화(IT→자동차)함에 따라 MLCC 가격(Blended Average Selling Price)이 전 분기 대비 20% 상승했다.

올해 2분기에도 IT 업황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IT 세트(스마트폰·TV·가전 등) 고객사로부터의 수요 폭증 시그널은 아직 포착되지 않는다.

◆삼성전기, ‘IT 사이클 주식’ 재평가 필요

하지만 올 상반기 MLCC 산업 사이클이 바닥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올 하반기부터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

MLCC 산업의 특징은 메모리와 달리 가동률 조정이 빈번한 산업이라는 것이다. 삼성전기의 현재 MLCC 생산 가동률은 80%로, 지난해 하반기 고점 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재고 자산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가동률 조정이 가능한 점은 메모리 산업보다 재고 소진이 용이하고 가격 하락 폭이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MLCC 공급 증설 규모도 전년 대비 10% 이하로 우려 대비 크지 않다(무라타· 삼성전기 기준).

IT 부품 산업은 연중 계절적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이 반복된다. 연말 서구권 국가들의 쇼핑 성수기에 대비해 IT 세트 제조사들은 7월부터 11월까지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 증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이런 트렌드가 반복되며 부품(MLCC 등)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둔화가 포착된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했다. 최근 하락률(마이너스 10~20%)과 비교하면 감소세 둔화가 완연하다.

화웨이 등 중화권 제조사 외에도 삼성전자 갤럭시 S10과 애플 아이폰의 판매가 1분기 말부터 안정화되고 있는 흐름도 긍정적이다.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기저효과와 상저하고 계절성이 맞물려 MLCC 등 부품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

2020년에는 전장과 5G 관련 MLCC 신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MLCC 내 전장 매출 비율은 2017년 2.5%, 2018년 5%, 2019년 12%로 전망된다. 5G 스마트폰에서는 MLCC 채용률이 20% 이상 늘 수 있다.

과거 삼성전기의 주가 분석에서는 모멘텀이 중요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단기 판매량, 분기 실적, 카메라 신제품 성능 등이 주가 변동성의 핵심 변수였다. 반면 이제는 메모리와 같은 IT 사이클 주식으로 재평가가 필요하다.

MLCC는 저항기·인덕터와 함께 IT 하드웨어 구조의 근간이 되는 부품이다. 제조업 중심의 대한민국 IT 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MLCC의 중요성은 미래에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MLCC 업황은 PC와 스마트폰 등의 단일 IT 제품에 의존했다.

반면 최근에는 2년간의 호황과 불황을 넘나들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MLCC는 전장·사물인터넷(IoT)·5G 등으로 산업 다방면에서의 수요 성장이 유망한 산업으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3호(2019.05.06 ~ 2019.05.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