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빅데이터]
2018년 신조어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1코노미’·‘가심비’는 개인 취향 존중 반영
신조어로 본 올해의 트렌드…‘JMT’·‘갑분싸’ 알면 당신은 ‘핵인싸’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세대 차이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신조어가 생겨난다. 인터넷에서는 ‘20대도 모르는 10대 은어’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기도 하고 예능 방송에서도 ‘신조어 퀴즈 대결’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빠르게 사회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신조어다. 언제부턴가 글보다 키워드, 키워드보다 이미지, 이미지보다 동영상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큰 흐름을 보여주면서 키워드도 신조어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그러면 지난 한 해를 대표하는 신조어는 무엇이 있었을까. 다음소프트는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트위터·블로그·뉴스 등 SNS에서 ‘2018년 신조어’를 주제로 키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8년의 신조어 순위는 1위 ‘JMT(존맛탱)’ 84만4666건, 2위 ‘갑분싸’ 37만2415건, 3위 ‘핵인싸’ 20만5185건, 4위 ‘가심비’ 12만360건, 5위 ‘1코노미’ 11만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신조어의 특징을 하나씩 살펴보며 올해의 트렌드를 예상해 본다.

1코노미
1인 가구가 늘면서 생긴 새로운 경제 유형으로, 1인 가구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가 합성된 신조어다. 유통·서비스업계에서는 ‘혼족’, ‘혼영’, ‘혼밥’ 등 이미 ‘1코노미’를 중심으로 한 식품·가구·서비스를 내놓을 정도로 ‘1코노미’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1코노미’에 대한 감성어로는 1위 ‘즐기다’, 2위 ‘유행하다’, 3위 ‘환영받다’ 등이 있었다. 2018년이 1인 가구로 대표되는 1코노미 시대였다면 2019년은 ‘내게 집중하는 소비’, 즉 ‘미(me)코노미’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상에서 ‘집에서’라는 단어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동사를 보면 그 변화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2016년 6위를 차지했던 ‘놀다’는 2015년 5위에 오르더니 이듬해엔 4위로, 2018년 8월까지 집계된 데이터에서는 3위로 올라섰다. 사람들이 ‘집에서 혼자 놀다’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가졌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집의 일부 공간을 카페·PC방·헬스장처럼 꾸미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깔끔함과 심플함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그동안의 추세였다면 2019년에는 이와 정반대의 ‘맥시멀 라이프’가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가심비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뜻하는 신조어다. ‘가격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가성비와 의미가 비슷하지만 가성비가 실속 있고 경제적인 것을 고려했다면 가심비는 자기만족을 우선시해 개인적인 취향과 만족도와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5개의 신조어 중에서 ‘가심비’의 긍정어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가심비’와 함께 언급된 감성어로는 1위 ‘만족’, 2위 ‘행복’, 3위 ‘좋다’, 4위 ‘고민’, 5위 ‘평화’ 순이었다. 2019년은 가심비를 넘어 ‘가치 소비’ 시대다. 가치 소비는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고 본인의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에 과감히 소비하는 성향을 말한다. 여기에 갑질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겹쳐지면서 ‘가치 소비’ 성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불매운동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많았지만 2018년부터는 ‘갑질’과 ‘불매’가 같이 언급되는 감성 키워드에 ‘지속되다’라는 표현이 높게 유지될 정도로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부여한 가치를 기준 삼아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윤리가 맞는 기업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고 할 것이다.

핵인싸
‘인싸’는 아웃사이더의 반대 개념으로 자신이 소속된 무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인싸’에 ‘핵’을 붙여 그 의미를 강조한 것이 ‘핵인싸’라는 신조어다. SNS상에서는 ‘핵인싸’와 함께 ‘인싸 되는 법’, ‘인싸력’을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싸’가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인싸’와 함께 언급된 감성어로는 ‘존잼’, ‘웃기다’, ‘공부 잘하다’ 등이 나타났다. 속성어로는 ‘성격’, ‘인상’, ‘인기’, ‘말’, ‘인맥’ 등의 순이었다. 사람들이 정의하는 ‘핵인싸’는 웃기고 사교성이 있어 인맥도 넓고 공부도 놓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의 경우 고학번 학생들이 취업 준비로 학교에서 멀어지면서 ‘아싸’의 길을 걸었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취업난으로 신입생들도 학교에 관심을 끊으려고 하는 모습이 점점 커지는 자발적 아싸들이 늘고 있다.

갑분싸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의 준말로, 재미없는 농담을 하거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을 때 주로 사용된다. ‘갑분’ 시리즈로 각 상황에 맞게 ‘갑분띠(갑자기 분위기 띠용)’, ‘갑분핫(갑자기 분위기 핫해짐)’, ‘갑분교(갑자기 분위기 교장선생님)’ 등의 단어가 파생됐다. 5개의 신조어 중에서 부정어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갑분싸’와 함께 언급된 감성어로는 1위 ‘웃기다(2만5306건)’, 2위 ‘싸가지(2만1448건)’, 3위 ‘싫다(8780건)’, 4위 ‘귀엽다(3673건)’, 5위 ‘용기 주다(3598건)’의 순이었다. 대체로 ‘눈치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싸가지’, ‘싫다’, ‘영악하다’ 등의 부정 감성어가 언급됐지만 ‘갑분싸’라는 신조어가 싸한 상황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웃기다’, ‘귀엽다’ 등 긍정적인 감성어도 있었다. ‘갑분싸’의 속성어로는 ‘거짓말’, ‘노래방’, ‘드립’, ‘장난’의 순으로 나타났다. ‘노래방’에서 분위기에 맞지 않게 갑자기 발라드를 부른다거나 너무 신나는 노래를 선택해 분위기가 민망해지는 것도 ‘갑분싸’의 대표적인 경우다. 한편 ‘갑분싸’라는 신조어가 생겨 자신이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신조어로 본 올해의 트렌드…‘JMT’·‘갑분싸’ 알면 당신은 ‘핵인싸’
JMT(존맛탱)
‘JMT(존맛탱)’는 매우 맛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사실 비속어가 섞여 있기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존맛탱’을 이니셜로 표현한 JMT는 비속어를 순화하면서도 강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SNS나 방송에서도 자주 쓰이는 신조어다. ‘JMT’와 함께 언급된 감성어로는 1위 ‘맛있다(1만1508건)’, 2위 ‘핫하다(4124건)’, 3위 ‘좋다(2375건)’, 4위 ‘난리 나다(2092건)’, 5위 ‘텁텁하지 않다(1171건)’, 6위 ‘달다구리하다(1128건)’ 순으로 긍정적인 감성어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JMT’와 함께 언급된 음식으로는 1위 ‘치즈’, 2위 ‘소스’, 3위 ‘라면’, 4위 ‘떡볶이’, 5위 ‘고기’, 6위 ‘마카롱’ 순이었다. 주로 자극적이거나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때 함께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존맛탱’, ‘갑분싸’, ‘핵인싸’, ‘가심비’, ‘일코노미’ 등 5개의 신조어를 살펴본 결과 2018년 신조어의 특징은 사회적인 시선과 개인적인 취향의 대립이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갑분싸’, ‘핵인싸’라는 신조어에 대해서는 인터넷상에서 ‘갑분싸 피하기’, ‘인싸 되는 법’ 등의 언급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신조어의 사용으로 사람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강요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가심비’, ‘일코노미’, ‘존맛탱’은 개인적인 취향과 관련된 것이다. 사회적인 불필요한 기준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개인적인 만족과 관련된 신조어를 함께 찾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