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쓰는 앱 ‘카카오톡’ 50.7%…쇼핑 앱은 ‘쿠팡’ 1위
2007년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라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이었다. 전화기의 기본인 통화는 물론이고 카메라·위성항법장치(GPS)·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휴대전화, 터치스크린 방식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운영체체(iOS)는 ‘열풍’을 넘어 세계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 시작했다.한국도 마찬가지다. 2009년 들어서야 아이폰(3Gs)이 정식 판매됐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히트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모바일 라이프를 구현한 나라가 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5년 상반기 모바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83.0%에 달해 아랍에미리트연합(90.8%)·싱가포르(87.7%)·사우디아라비아(86.1%)에 이어 세계 4위다. 스마트폰의 종주국인 미국이 70.7%에 불과했고 글로벌 평균은 이보다 못한 60%에 그친다.
한경비즈니스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든 모바일 라이프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분석에 나섰다. 이번 조사는 모바일 리서치 전문 업체인 오픈서베이와 공동으로 지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20대 여성, 카카오톡 압도적 지지
한국의 모바일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카카오톡’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0.7%가 카카오톡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으로 선택했다. 2010년 3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데이터 접속을 통한 무료 문자 메시지(모바일 메신저) 개념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이후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현재 카카오톡의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는 1억8000만 명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카카오톡은 20대 여성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62%)를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별 지지율이다. 20대 이상 연령층에서 40~60%대의 높은 이용률을 보인 반면 카카오톡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답한 10대의 비율은 39%에 그쳤다.
카카오톡에 이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네이버(22.5%)·페이스북(11.7%)·다음(5.6%)·카카오스토리(3.2%) 등이 뒤를 이었다. 페이스북은 남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앱으로 페이스북을 꼽은 남성의 비율은 15.6%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네이버는 30대(28.1%)와 40대(30%)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에 앱 30개 이상 설치
현재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은 한국인의 모바일 라이프 수준을 명확하게 알려줬다. 전체 응답자의 24%가 ‘30개 이상’이라고 답했다. ‘10개 이상~15개 미만’이라는 응답은 15.5%, ‘15개 이상~20개 미만’이라는 응답은 15.3%였다. 특히 설치된 앱이 30개 이상이라 답한 비율은 남성·30대·직장인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5~10개 미만’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50대 이상(14.5%)에게서 많았다.
자주 사용하는 앱은 10개 미만
30개가 넘게 깔린 앱 중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앱은 채 10개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설치된 앱 중 매일 사용하는 앱이 몇 개인가’라는 질문에 과반에 육박하는 45.8%가 ‘5개 이상~10개 미만’이라고 답했다. ‘5개 미만’이라는 답은 34.9%였고 ‘10~15개 미만’이 11.7%를 차지했다. 특히 50대 이상과 전업주부들에게서 ‘5개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여성과 40대에서는 ‘5~10개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례가 많았다.
하루 중 1~2시간 앱 사용
하루 중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 25.7%로 가장 많았다. ‘2~3시간’이 21.2%, 1시간 미만이 15.9%로 뒤를 이었다. 모바일 앱 이용 시간은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10대는 2~3시간이 23.5%로 가장 많은 반면 50대 이상 응답자는 1시간 미만이 28%로 가장 높았다.
10대, 메신저보다 SNS 더 사용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을 유형별로도 조사해 봤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카카오톡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메신저’ 관련 앱이 전체의 25.1%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꼽은 사람이 23.2%로 뒤를 이었고 포털·뉴스 등 미디어(17.6%)·게임(13.9%)이 자주 사용하는 앱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상당수가 메신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답한 데 비해 10대에서만큼은 메신저(21%)보다 SNS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38.5%)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10대는 메신저 앱보다 SNS 앱을, 그중에서도 특히 페이스북 사용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제치고 4위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앱으로는 ‘페이스북’이 36.8%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스토리’가 29.6%로 2위, 네이버가 내놓은 폐쇄형 SNS ‘밴드’가 11.9%로 뒤를 이었다. 페이스북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양대 강자로 꼽히는 트위터는 최근의 실적 부진을 반영하듯 2.3%의 응답률로 5위에 그쳤다. 성별로도 각기 다른 결과가 나타났는데 페이스북은 상대적으로 남성(43.4%)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았고 카카오스토리는 여성(36.3%)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페이스북은 10대(66.7%)와 20대(50%)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고 카카오스토리는 30대(44.4%)와 40대(40.7%)가 더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공유를 핵심 기능으로 하는 인스타그램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10년 10월 출시된 인스타그램은 ‘사진 공유’ 기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으로 점유율을 높여 가기 시작했고 이번 국내 조사에서도 트위터를 제치고 4위(8.4%)에 올랐다. 역시 사진을 플랫폼으로 삼은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으면 ‘사진 공유’ SNS의 응답률은 38%를 기록해 1위인 페이스북을 앞질렀다. 10대에게 SNS는 엔터테인먼트용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메신저 등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답한 비율이 4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사회적 네트워킹’과 ‘엔터테인먼트’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24.2%와 10.1%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메신저 등 커뮤니케이션을 택한 비율은 40대가 53.5%로 가장 높았고 사회적 네트워킹은 30대(32.2%)에서 높게 나타났다. 10대에선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SNS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22.5%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20대는 16.5%, 30대는 5.5%, 40대 이상에선 3%만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SNS를 사용한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뉴스 서비스’를 위해 SNS를 이용한다는 응답도 연령별 응답률에 차이를 보였는데, 10~40대까지 5~8%에 그친 반면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뉴스를 접하기 위해 SNS를 이용한다는 비율이 18.5%로 크게 뛰어올랐다.
쇼핑 앱, 쿠팡 독주…2위는 11번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3650억 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액수다. 주목할 점은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올 1분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조56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 늘어났다. 반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같은 기간 대비 3%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를 오로지 모바일이 견인했다는 뜻이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분기 기준 40.9%로 매 분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쇼핑 앱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유형 조사에서 당당히 6위(6%)에 올랐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앱으로는 ‘쿠팡’이 20.1%로 1위에 올랐다. 쿠팡은 소셜 커머스로 출발해 최근 들어서는 직매입 상품을 늘려 가며 종합 오픈 마켓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소셜 커머스 시절부터 다져 온 업계 1위의 인지도에 로켓 배송 등 자체 서비스 강화를 통해 모바일 쇼핑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 2위는 ‘11번가(13.6%)’였다. 애용하는 쇼핑 앱 조사는 성별로 결과에 차이를 보였는데, 남성은 1위(쿠팡, 18.9%)와 2위(11번가, 17.2%) 간의 편차가 크지 않았다. 반면 여성은 1위인 쿠팡이 21.3%, 3위인 11번가가 9.9%를 차지해 두 기업 간의 격차가 훨씬 컸다. 여성의 경우 지마켓이 12.4%로 2위에 올랐다.
소셜 커머스 ‘빅 3’ 앱만 따로 비교하면 쿠팡이 독주하는 가운데 위메프(9.7%)가 티켓몬스터(5.8%)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쇼핑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2.6%에 달했다.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전체 순위로는 3위에 해당한다.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은 프렌즈팝
게임 시장 역시 모바일 시대를 맞으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케이스다. PC를 기반으로 한 대형 롤플레잉 게임이 과거를 지배했다면 최근에는 좀 더 빠른 전개와 쉬운 조작법, 단계별 승급, 랭킹 등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됐다. 특히 국내에선 2012년 7월 선데이토즈가 카카오톡 플랫폼의 퍼즐 게임 ‘애니팡’을 선보이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퀀텀 점프가 이뤄졌다. 애니팡의 대히트는 변변한 수익 모델이 없어 고전하던 카카오톡을 단번에 플랫폼 생태계의 최상단에 올려놓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은 게임 개발 기간과 흥행 지속력 또한 과거 PC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으로는 NHN픽셀큐브와 카카오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퍼즐 게임 ‘프렌즈팝’이 18.4%로 1위를 차지했다.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이 6.7%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전통의 강자인 ‘애니팡(6.4%)’이 차지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국내시장에 진출했던 핀란드 슈퍼셀의 대표작 ‘클래시 오브 클랜’은 5%의 응답률로 4위에 올랐다. 외산 게임 중 유일하게 톱 5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 게임에선 퍼즐·보드게임이 대세라는 점이다. 1위부터 5위까지 순위에 오른 게임 중 클래시 오브 클랜을 제외하면 모든 게임이 퍼즐·보드게임 장르에 속했다. 한편 ‘모바일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는 답변도 38.2%에 달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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