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레스토랑” 비난 화살…바르셀로나는 빈방 공유에 벌금

유럽 GLOBAL
프랑스 음식 업계, ‘집밥 공유’인기에 ‘발끈’
“불법 레스토랑” 비난 화살…바르셀로나는 빈방 공유에 벌금
자신의 잉여 자산을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경제활동인 공유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기존 업체 및 정부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공유경제 업체들의 불법 영업, 탈세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프랑스의 레스토랑 운영자들은 ‘집밥 공유’ 사이트의 운영 금지를 정부에 요청했다. 집밥 공유란 관광객들이 레스토랑 대신 현지인의 집을 방문,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것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프랑스 레스토랑 운영자들은 공유경제의 대표적 기업인 우버(차량 공유)나 에어비앤비(숙박 공유)처럼 집밥 공유 서비스가 기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2012년 프랑스 에어비앤비에 빈방을 등록한 가입자는 7000명이었지만 현재는 5만 명이 됐다”며 “현재 3000명인 집밥 공유 서비스 제공자도 3~5년 사이 2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집밥 공유 반대 이슈를 이끌고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조합 신호르캣의 디디에 슈넷 회장은 정부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식사 공유 서비스를 ‘불법 레스토랑’으로 칭하며 이들을 단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집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추어 요리사들이 위생이나 알레르기 주의, 주류 판매 면허 등 기존 업체들에 부과된 어떠한 규칙도 준수하지 않으면서 상업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프랑스 음식 업계, ‘집밥 공유’인기에 ‘발끈’
하지만 이에 대해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 집밥 공유 서비스를 중개하는 업체 비즈잇(VizEat)의 카밀 루마니 공동 설립자는 기존의 레스토랑과 경쟁할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들은 한 달에 평균 한 번 정도 손님을 맞이한다”며 “호스트들은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화를 전 세계인에게 소개하기 위해 요리를 한다”고 해명했다.
“명확하고 현대적인 규칙 필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이다 콜라우 신임 시장은 카탈루냐 주정부에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에어비앤비를 통해 빈 방을 빌려주는 이들에게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주택 운동가 출신인 콜라우 시장은 무허가 숙박 업체들의 난립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면 가난한 주민들이 도시에서 살 수 없게 되고 카탈루냐의 매력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 무허가 숙박 업체들이 수천 곳에 이르며 이들은 1인 1박당 0.65유로(870원)인 카탈루냐 관광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에어비앤비 측에 숙박 공유를 등록한 부동산 소유자들의 정보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불법 영업을 근절하고 세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바르셀로나는 지역 주민을 방해하는 대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스마트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숙박 공유 서비스의 운영을 위해 명확하고 현대적인 규칙을 도입한 런던·파리·암스테르담의 예를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 때문에 기존 호텔들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된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파리 에어비앤비는 오는 10월부터 손님들에게 관광 세금을 부과(1인 1박당 0.83유로, 1100원)하고 집주인을 대신해 파리 시청에 이를 직접 내기로 결정했다.


헤이그(네덜란드)=김민주 객원기자 vitamj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