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시너지 내세워…운영 노하우, 입지도 강점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으로 날개 달까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운영권 입찰 신청이 6월 초 마감된다. 백화점 성장세가 둔화 된데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한화갤러리아가 내세우는 가장 뛰어난 경쟁력은 뭘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성장 속도는 폭발적이다.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5000억 원이었는데 2014년 8조3000억 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1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에 들어서는 추가 면세점은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1곳 등 모두 3곳이 추진한다. 관세청은 이 중 대기업 사업자를 오는 7월 중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자 선정 주관 부서인 관세청은 평가 항목으로 ▷경영 능력(300점) ▷특허 보세 구역 관리 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150점) ▷주요 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 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에 총 1000점을 배정했다.


아시아 대표 ‘쇼퍼테인먼트’ 시나리오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롯데면세점·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신세계·현대백화점·SK네트웍스·한화갤러리아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호 비방이 난무하자 관세청이 사업자 선정에 뛰어든 기업들에 경고문을 보냈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명품점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를 면세점 부지로 확정하고 ‘아시아 최고의 쇼핑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 3’가 모두 참여한 데다 기존 면세점 강자인 호텔신라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갤러리아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뭘까.

한화갤러리아는 이와 관련해 서울 관광의 균형 발전, 교통 인프라, 운영 노하우, 중소기업 상생,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에서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화갤러리아는 ‘63스퀘어’라는 상징성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한다. 63스퀘어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한국을 대표하는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3스퀘어 내 면세점(약 1만100㎡),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약 2만6500㎡)을 연계하면 총 3만6600㎡(약 1만1000평) 규모로, 이들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계산이다. 63스퀘어에는 도심형 아쿠아리움과 대규모 아트홀, 국내 첫 밀랍 인형 전시관인 왁스 뮤지엄, 스카이 아트 갤러리, 고급 레스토랑과 베이커리·카페 등이 있고 일부를 새 단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영 능력에서도 뒤질 게 없다고 자신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용권을 얻어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예고한 신라면세점·롯데면세점 등과 비교해 면세점 운영 경험은 짧지만 단기간에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명품 1번지’인 갤러리아 명품관은 강남권 백화점 중 외국인 고객 대상 매출 1위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외국인 고객 대상의 판매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는 것이다. 명품관에서 쇼핑하는 외국인은 단체 관광보다 개별 관광이 많아 1인당 구매액(객단가)도 높다. 일례로 명품관 중국인의 객단가는 300만 원에 달한다. 한화갤러리아는 명품관을 통해 축적한 외국인 마케팅 운영 노하우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 외국인 컨시어지 서비스, 외국인 멤버십, 글로벌 VIP 라운지 운영 등 명품관의 외국인 마케팅 노하우를 면세점에도 접목해 외국인 고객을 시내 면세점으로 적극 끌어들일 계획”이라며 “63스퀘어에 시내 면세점이 들어서면 기존 명동 일대에 집중된 외국인 고객을 서울 서남권으로 분산, 지역 균형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는 매력적, 인프라 다양해”
중소기업 지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전체 면적 중 국내 브랜드의 비중이 54.1%, 중소·중견 브랜드의 비중은 38.9%로 비교적 중소기업 제품 유통에 적극적인데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속 지원할 방침이다. 이미 회사 내 식음 사업을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기업으로 분사한 데다 지역 밀착형 사회 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도 앞세운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70%대”라며 “가장 낮은 43.9% 부채비율과 차입금 ‘0’원으로 가장 우수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으로 날개 달까
63스퀘어가 있는 여의도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서울 내 균형 발전도 가능하다는 게 한화 측의 분석이다. ‘한강’과 ‘여의도’ 두 축을 유일하게 활용하면서 주변 인프라를 발전시킬 수 있고 서울 관광의 균형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는 63스퀘어에 연평균 320만 명, 일평균 7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이 중 9%가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외국인 관광객도 연평균 8%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촬영 장소이자 황금색을 선호하는 중국인에게 서울 시내 유일한 금색 빌딩이라는 점도 필수 관광지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화갤러리아는 한국관광공사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2009년부터 5년간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 연평균 신장률에서 여의도와 영등포 지역이 24.7%를 기록, 주요 관광지 중 2위를 차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경쟁 기업 대비 외국인 관광객 유입 관문인 공항과 가장 근접한 자리라는 점도 강점으로 들었다. 최근 10년 내 설립된 7개의 특급 호텔과 합리적 가격대의 1~3등급 호텔, 굿스테이 등 반경 5km 내 숙박 시설이 다수 분포돼 연간 수용 가능 인원은 190만 명으로 추산했다.

회사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시내 관광 대비 8.8% 더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자체 조사 결과 나타났다”며 “여의도 선착장의 일평균 중국인 관광객은 2500명, 유람선 이용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25만 명으로, 올해 6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나원재 기자 nw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