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송원경 교수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되며 난치성 질환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차바이오텍이 송원경 분당차병원 교수팀과 함께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 치료제에 대한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지인 ‘스템셀리포트’에 게재됐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우려되던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고 4명의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사하고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4명 중 3명의 시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 결과가 발표된 것은 미국 오카타 테라퓨틱스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2018년 품목 허가 신청 가능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는 차바이오텍과 미국의 오카타 테라퓨틱스(전 ACT사)가 공동 연구·개발한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 최초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로 임상 허가를 받았다. 불임 치료 과정에서 폐기되는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들었다. 연구는 이 치료제를 노인성 황반변성, 스타가르트병(청소년기 실명) 환자의 눈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논문에는 2명의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와 2명의 스타가르트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한 뒤 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가 게재됐다. 관찰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줄기세포 관련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이 중 3명의 환자에게서는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환자에 따라 시력 개선의 정도는 차이가 있었는데, ETDRS 시력표(1982년 당뇨 망막증 조기 치료 연구에서 사용됐던 국제적인 표준 시력표)에서 1개의 글자만 읽을 수 있었던 사람이 13개의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는 등 9개에서 19개의 글자를 더 읽는 효과가 나타났다.
환자들에게 주사한 줄기세포는 5만 셀 정도로 가장 낮은 용량이었고 향후 10만~20만 셀 정도의 높은 용량의 줄기세포를 투입한다면 더욱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원경 교수는 “현재의 임상 시험은 배아줄기세포 망막 치료제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에게서 긍정적인 시기능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계속해 배아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검증할 임상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오카타 테라퓨틱스에서는 차바이오텍과 같은 망막 치료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안과팀이 임상 시험한 결과를 저명 의학 저널인 랜싯(LANCET)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8명 중 10명이 시력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를 이용해 임상 결과를 발표한 것은 차바이오텍과 오카타 테라퓨틱스뿐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스타가르트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 색소 상피세포에 대해 2014년 6월 희귀 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어 임상 2상만 완료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번 임상을 완료한 후 이르면 2018년 품목 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아 인턴기자 sa04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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