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필립 코틀러 외 지음┃허병민 엮음┃오수원 옮김┃다산 3.0┃448쪽┃1만6000원

“내가 떨어진 물건들을 정리하는 동안 그는 일어나 자리를 떴다. 그리고 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 조언 몇 마디를 더 던졌다. ‘엔지니어들에게 다시 가서 이 빌어먹을 핸들을 생산하라고 지시하게. 내가 승인한 당신의 디자인 그대로 말이야. 이건 아름다운 디자인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싸울 만한 가치가 있어. 언제나 디자인을 위해 싸우란 말이야!’

바로 그날 디자인을 대하는 내 태도는 돌변했다. 나는 다시 돌아가 그 핸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들과 논쟁을 벌였고 그 이후의 다른 도전에도 정면으로 맞섰다. 그러면서 ‘디자인을 위해 싸우라’던 루드비히 씨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자동차·공학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

누구의 인생도 성공으로 점철될 수만은 없고 누구의 인생도 실패만 거듭되지는 않는다. 이런 상승과 하강을 온전히 경험하고 포용하지 않으면 우리의 인생은 심장이 멈춘 것처럼 무미건조해질 것이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이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인생의 정점에서 욕망의 덧없음을 발견하고 어떤 이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인생의 나락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또 어떤 이는 끝없는 열정과 집요한 노력으로 운명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동기부여 전문가인 체스터 엘튼은 50이 넘은 나이에 돈과 명예를 보장하는 직장을 뛰어나와 컨설팅 교육 업체를 창업했다. 이때 안정과 도전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에게 아내는 이렇게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떠날까 말까’가 아니라 ‘언제 떠날 것인가’라고…. 오늘날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컨설턴트로 여러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절망과 좌절을 딛고 희망을 길어 올린 이들도 있다. 프리허그 창시자 후안 만은 자살의 문턱에서 아픔을 끌어안는 법을 배웠고 사회 생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레베카 코스타는 남은 생을 스스로 정리하던 중 깊은 통찰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긍정 심리학자 브라이언트 맥길은 고도비만 합병증으로 시달리던 중 삶이 주는 기쁨을 깨달았다. 애플 수석 부사장을 지낸 제이 엘리엇은 어느 날 레스토랑에서 허름한 옷차림의 청년과 컴퓨터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눈 뒤 혁신적인 창업 정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다. 허름한 청년은 바로 스티브 잡스였다.

78명의 석학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인생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생길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이동환의 독서노트

‘수학의 파노라마’
눈으로 보는 수학의 아름다움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김지선 옮김┃사이언스북스┃528쪽┃3만5000원

지구상에는 1500종의 매미가 있다. 그중 주기매미(magicicada)는 마치 소수(素數:prime number)를 생애 활동에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수는 자기 자신의 숫자와 1로만 나눠지는 정수다. 주기매미는 보통 13년이나 17년을 땅속에서 보내다가 잠깐 지상에 나와 짝짓기를 하고는 금방 죽는다. 주기매미가 땅속에서 보내는 13년이나 17년은 소수다.

녀석들이 긴 시간을 땅속에서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미가 소수를 이해할 리는 만무하고 순전히 생존 전략 때문이다. 간혹 축구장만한 넓이의 땅에서 150만 마리가 넘는 큰 무리가 한꺼번에 태어날 때도 있다. 이렇게 대규모로 나타난다면 새와 같은 포식자들이 아무리 매미를 잡아먹어도 많은 수가 살아남아 후손을 남길 수 있다. 바닷속에 물고기들이 떼로 뭉쳐 있는 이유와 같다. 무리가 많으면 포식자에게 잡혀 먹힐 확률이 N분의 1로 낮아진다.

무한 원숭이 정리(Infinite Monkey Theorem)도 있다. 원숭이 한 마리에게 타자기를 주고 무작위로 무한한 시간 동안 자판을 치게 하면 성경 같은 특정한 텍스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확률적으로 봐서는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옳게 친 글자들을 저장한다면 원숭이가 쳐야 할 타수가 훨씬 줄어든다. 수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때 원숭이는 겨우 407회 만에 한 문장을 완성할 수 있다. 이 수학적 정리는 생물학에 응용할 수 있다. 유용한 성질을 보존하고 비적응적 성질을 제거해 나간다면 진화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변수뿐이다. 요컨대 시간만 주어진다면 원숭이도 타자를 쳐서 성경을 완성할 수도 있고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진화의 다양성도 분명한 사실이다.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알아내고 행성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수학이 필요했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은 수학 기호로 쓰여 있다”는 갈릴레오의 말은 과학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표현한 것이다.

책에는 피타고라스에서 시작해 수학의 역사를 바꾼 250개의 이야기가 연대기 순으로 수록돼 있다. 주기매미는 이 책에 수록된 250개의 에피소드 중 하나다. 무한 원숭이 정리도 마찬가지다. 수학이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따분하기까지 하고 더 나아가 실용적인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소프트웨어 전쟁

2000년 이후 세계적 부자로 등극한 이들의 대부분은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새로이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기업들도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는 빅 데이터가 됐고 CAD는 3D 프린팅으로 둔갑했으며 기계적 로봇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 프로그래머는 고연봉의 직업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프로그래밍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전쟁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2015년, 한국과 한국인이 어떻게 이 거대한 파도를 헤쳐나가야 할까.
백일승 지음┃박신연 그림┃더하기BOOKS┃280쪽┃1만4900원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자본과 인력·조직·기술 등 모든 면에서 기존 경쟁자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게 스타트업이다. 열세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또 어쩔 수 없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른 기업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몰입도와 집중력을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발전시켜야 하고 이를 달성한 스타트업만이 성장하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혁신 사례를 정리하며 스타트업 성공의 열쇠를 제시한다.
최기영 외 지음┃이콘┃216쪽┃1만5000원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골목사장 생존법

가상 인물인 주인공 철수를 통해 골목 사장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갖가지 어려움에 대한 법률적인 조언을 담았다. 부동산을 찾아가면서 시작되는 철수의 창업 이야기는 이후 계약하고 사업자를 내고 가게를 차리면서 갖가지 사건 사고의 연속이다. 갖은 고생 끝에 간신히 자리를 잡아가는 철수의 이야기에 골목 사장으로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사건 사례를 변호사 조언과 함께 담고 있다. 가상의 주인공이지만 50여 가지의 사례들은 두 저자가 임차인의 권리를 위해 일하면서 실제 겪고 해결해 온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김남균·김남주 지음┃한권의책┃208쪽┃1만5000원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준비된 우연’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