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일본 턴어라운드, 각국 성장 지원 정책 강화

‘자산 시장의 봄’…유망 ETF 10선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기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금리 인상 개시 시점에 대한 컨센서스는 6월에서 9월로 조금 미뤄졌다. 이제부터는 언제 올릴 것인지가 아니라 어떤 속도로 인상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Fed 위원들이 예상하는 올해 연말 기준 금리 전망치는 약 0.66%를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다행히 옐런 의장과 Fed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속도를 조절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2004년 이후 11년 만의 금리 인상을 앞둔 긴장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성장’과 ‘턴어라운드’가 자주 언급될수록 지나친 통화 완화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는 자연스럽다.


미국, 11년 만의 금리 인상 앞둬
유로존과 일본의 턴어라운드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의 성장 지원 정책에 대한 소식들이 연일 들려온다. 이제는 오히려 그동안 가장 탄탄하게 성장해 오던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이 상대적으로 뒤처질 정도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환율이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가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같은 기간 25.8% 급등하며 2012년 내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더 넓은 의미에서 ‘달러 강세와 여타 통화의 광범위한 약세’ 구도는 2013년 6월 버냉키 쇼크 때부터 형성됐다.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연내 자산 매입(QE)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이후 신흥국 통화 인덱스는 달러 대비 32.5%나 폭락했다.
‘자산 시장의 봄’…유망 ETF 10선
버냉키 쇼크 이후 약 2년이 지나면서 달러 강세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사례를 보자. 지난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2%에 그쳤다. 개인 소비지출의 기여도가 2.8% 포인트에 달했지만 상품 수입이 급증하며 마이너스 1.4% 포인트나 까먹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소비는 활발했지만 상당 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고정 투자와 설비투자가 급감하고 수출도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환율 효과로 기업의 해외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비싸졌다.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역 상대국의 교역량을 감안한 명목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버냉키 쇼크 이후 통화가치가 압도적으로 절상된 국가는 다섯 곳이다. 경기 개선으로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던 미국과 영국, 유로 지역의 자금 유입이 급증한 스위스, 통화 완화에 소극적이었던 한국, 통화가치가 달러에 연동돼 있는 중국이다. 5개국의 평균 통화가치 상승률은 12.3%로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5개국 외에는 통화가치가 상승한 나라가 거의 없다. 약 2년 동안의 누적된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들 5개국은 자국의 내수를 해외에 빼앗기고 있는 중이다.

환율 전쟁에서 압도적 수세에 있던 5개국은 올 들어 일제히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1월 유로당 1.2프랑의 환율 하한선을 3년 만에 폐기하며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고 영국중앙은행(BOE)은 2월 공식적으로 기준 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최근 Fed도 가파른 달러 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월에는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과 앤드루 할데인 영국 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나란히 “여차하면 기준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파른 달러 강세는 일단 잠잠해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도 기준 금리와 지준율 인하 등을 통해 뒤늦게 통화 완화와 동시에 민간의 부채 부담 완화, 성장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꽃샘추위가 지나면 봄이 온다.


중국과 한국, 하반기 전망 밝아
올해 자산시장의 승부처로 예상됐던 봄이 다가왔다. ‘성장’ 키워드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 조합은 글로벌 주식의 투자 선호도를 높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환율 전쟁에 대응하는 5개국의 정책에 따른 변동성은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다.

그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도해 왔던 미국·유로존·일본 등 선진국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책 대응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간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던 국내 주식도 긍정적 흐름이 엿보인다.
‘자산 시장의 봄’…유망 ETF 10선
전통적으로 국내 주식은 2분기 성과가 부진했지만 하반기를 바라보며 매수에 나설 시점이다. 이익 사이클도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헬스케어·소비재 비중이 66%에 달하는 코스닥의 성과 우위는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상장지수펀드(ETF) 10종목을 세 가지 콘셉트와 함께 제시한다. 다양한 자산의 ETF를 활용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하면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첫째, 주식의 긍정적 성과 전망을 바탕으로 주식 ETF 6종목을 선택했다. 선진 시장에서는 소비 행태 변화의 수혜가 전망되는 미국 나스닥 ETF, 통화 약세 수혜가 예상되는 유로존과 일본에선 수출주 중심의 ETF를 골랐다. 신흥 시장에서는 신흥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ETF와 중국 본토 주식, 코스닥 ETF를 선별했다.

둘째, 강달러 흐름의 완화가 예상되므로 달러 강세가 주춤할 때 상승세가 기대되는 자산을 담았다. 신흥 시장 주식과 미국 물가연동국채, 미국 리츠 ETF의 긍정적 성과가 예상된다. 물가가 상승할 때는 장기금리도 동반 상승할 때가 많아 만기가 긴 물가연동국채를 매수하면 성과는 의외로 좋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 물가연동국채는 미국 물가연동국채를 매수하고 국채를 매도하는 전략이 합성된 ETF를 추천했다. 즉 기대 인플레가 상승할 때 이익이 나는 구조다.

셋째, 추가 완화 정책 발표 가능성이 높은 중국과 한국 자산을 편입했다. 중국 본토 주식, 한국 중기 국채(만기 2~3년)와 코스닥 ETF가 여기에 해당한다. 저평가 매력을 가진 유럽 하이일드 회사채는 통화 헤지가 가능한 투자자가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때는 통화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 djshin@hanafn.com